황사에 뒤덮인 중국 베이징 시가지. 연합뉴스
10년 만에 중국에서 최악으로 기록된 황사가 한반도를 덮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에 발끈한 데 이어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선 때아닌 '기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김치와 한복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자국 것이라고 주장한 중국에 한국인의 항의가 빗발치자, 중국 누리꾼들이 "황사는 왜 한국의 기원이 아닌가"라는 비아냥 섞인 댓글을 줄지어 달고 있어서다.
16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국언론의 '중국발 황사' 표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브리핑 영상을 첨부해 올렸다.
그러면서 "15일 한국 언론들이 중국발 황사가 한국을 덮쳐 대기 질이 크게 떨어졌다고 기상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며 "자오 대변인은 16일 환경과 대기오염 문제는 국경이 없으며 그 기원 등에 대한 결론은 과학적 모니터링과 종합적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고 답했다"고 썼다.
해당 웨이보 게시물은 하루만에 4500여 회 공유되며 24만 회의 좋아요(공감) 반응을 불러냈다. 중국 누리꾼들의 댓글도 5800여 개가 순식간에 달렸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 몽골은 중국의 것", "한국 파렴치하다", "한국이 사라지면 세상이 평화로워질지도 모른다", "한국은 자연환경까지 통제할 수 있나" 등 한국을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을 줄지어 달았다.
인민일보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한국언론의 '중국발 황사' 언급을 비판하는 내용이 올라왔다. 웨이보 캡처
특히 중국인들 댓글 중엔 '기원'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했다. 최근 한국의 김치를 중국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김치 기원'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은 모양새다.
한국 언론의 '중국발 황사' 단어 사용 관련 소식을 접한 현지 한 누리꾼은 "한국은 무엇이든 다 그들이 기원이라고 한다. 황사도 그들의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우주 전체가 한국에서 기원한 것이다. 황사 정도는 버릴 수 있지 않냐"고 비아냥 섞인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밖에 "중국에서 유래됐다. 한국과 몽골이 모두 중국 것이기 때문", "이번에는 한국이 기원을 빼앗지 않을 것인가", "한국의 선택적 기원" 같은 반응들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