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음식점을 '배달팁 낮은 순'으로 정렬하자 기본 배달비 천원인 음식점들과 함께 상위에 노출되는 B치킨집. 배달의민족 앱 캡처
'20만 원 이상 주문시 배달비 천원'일부 음식점이 배달의민족 상위노출을 위해 터무니없는 주문금액별 배달료를 책정하고 있어 도마 위에 올랐다.
18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배달비 필터 천원에 노출되게끔 꼼수 쓰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요즘 배달앱에서 업체를 정렬할 때 배달비 금액별로 보는 방식이 있는데, (배달비를 20만원 이상일 때 1천원으로) 설정해서 1천원으로 했을 때 노출되는 다른 가게들과 함께 노출되는 것을 노린다"며 "네이버 최저가에 옵션이나 배송비를 높게 설정해서 기망하는 것과 같다"고 썼다.
작성자가 올린 A치킨집의 배달비 안내문에 따르면 치킨을 20만원 이상 주문하면 배달비는 1천원이고 그 미만일 때는 3천원이다.
실제 배달의민족에서 또 다른 치킨집들을 검색한 결과 송파구의 B치킨집은 '주문금액이 15만원 이상일 때 배달비가 1천원 그 미만일 때는 2500원'이었고, 구로구의 C치킨점의 경우엔 '주문금액이 12만원 이상이면 배달비가 1500원 그 미만일 땐 3500원'이었다.
치킨 한 마리 가격이 평균 2만원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주문금액별 배달비는 현실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음식점 업주들은 왜 이런 비현실적인 주문금액별 배달비를 책정한 것일까.
이유는 손님들이 '배달팁 낮은 순'으로 음식점을 정렬할 때 상위에 노출이 되기 위해서다.
높은 배달비에 거부감이 많은 손님들의 경우 앱 상단에 있는 '배달팁 낮은 순'을 눌러 음식점을 살펴보기도 하는데, 이때 배달비가 낮은 음식점들과 함께 노출되는 이점을 누리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측에 따르면 배달앱의 배달료는 음식점 업주들이 직접 책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업체는 거르자", "특정업체 차단하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사기꾼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14일 입점업체 검색 시 '배달 빠른 순', '배달팁 낮은 순'으로 정렬할 수 있도록 새 필터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