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매번 북한의 반발을 샀던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라는 프로세스 틀 속에서 논의될 수 있는 문제"라며 "필요하면 군사공동위를 통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가 하고 있는 연합훈련은 연례적으로 이뤄지는 그런 훈련이고, 방어적 목적의 훈련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다"면서도 이같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에는 이런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 남북 군사공동위를 통해 논의를 하게끔 돼 있고, 필요하면 군사공동위를 통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 인근 한 사무실에서 직장인들이 유튜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군사공동위는 남북이 군사훈련과 군비증강, 항행 방해, 정찰 중지 등 군사 관련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기구로 지난 2018년 9.19 군사합의에서 언급됐다. 하지만 이듬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패 이후로 남북관계까지 경색되면서 첫발조차도 떼지 못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8차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첨단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계속 외면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군사적 안정을 보장할 데 대한 북남(남북)합의 이행에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남조선(남한) 당국의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염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신무기 도입,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제조건으로 내세운 셈이다.
2018년 이후 연합훈련은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됐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반기 대규모 연합훈련이 아예 진행되지 못했으며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도 기존보다 축소해 진행됐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두번째부터), 서훈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