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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에게 수강 과목 기출문제를 빼내 건네준 대학교수에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미경 부장판사는 14일 공무상 비밀 누설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서울과기대 교수 이모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2014년 아들의 수강하는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에게 외부강의에 사용하겠다고 속이고 2년치 강의 포트폴리오를 받아 이메일로 아들에게 건네 국립대학 교수의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포트폴리오에는 예시 답안지, 중간·기말고사 기출문제, 수강생 실명이 담긴 채점표 등이 담겨 있었다. 담당 교수는 이씨에게 포트폴리오를 건네며 "보안을 유지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아들이 4차례 치른 중간·기말고사 문제의 50%∼72%가 과거 기출문제와 유사하게 나왔고, 아들은 우수한 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국립대 교수인 이씨가 자신의 아들에게 포트폴리오를 공유한 행위는 공교육에 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한형 기자
그러면서 "특정 학생들의 답안지가 유출되면 시험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만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실제 기출문제와 과거 기출문제에 차이가 존재하고, 이씨가 동료교수로부터 자료를 건네받은 시점이 학기 시작 전으로 중간·기말고사와 시간적 간격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
지난 2018년 김현아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의 의혹제기로 처음 알려진 이 사건은 '대학판 숙명여고' 사건으로도 불린다. 이씨가 아들을 같은 학교에 편입학시키고 자신이 개설한 8개 강의에서 아들에게 모두 A+ 학점을 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아들 이모씨의 편입학 답안지와 강의 시험지를 검토했지만, 부정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씨가 동료교수로부터 시험문제를 넘겨받은 정황을 포착해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