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文신년사, 부동산 사과 등 방향은 좋으나 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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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칼럼]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4년은 부동산과의 전쟁이었다.

성적이 좋다고 할 수 없다.

집값과 전·월셋값 가릴 것 없이 두 배가량 상승한 지역이 속출했고,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30%대로 떨어뜨린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신년사에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다"던 대통령의 입에서 "송구하다"는 공식 멘트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24번 발표한 부동산 대책마다 부작용을 불러왔고, 그 결과 전국이 아파트값 폭등세가 4년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임대인들의 주거 안정 목적이라며 강력히 추진한 임대차 3법도 역효과를 낳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박종민 기자
노무현 정권에 이어 문재인 정권도 부동산 정책은 실패로 봐야 한다.

나라 운영이 의도대로 되지 않음을 실감하고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통령의 첫 조각과 완고한 정책적 고집이 화를 불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임기를 1년 4개월 남겨두고 방향을 전환하려는 시도는 눈여겨 볼만하다.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정책 전환을 그래서 평가한다.

대통령은 2021년을 '회복의 해', '포용의 해',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인류의 생명을 위협했고, 일상을 빼앗아간 코로나를 종식하겠다는 다짐이 회복의 한해라는 의미다.

1200명 선까지 치솟던 코로나 3차 유행을 잡아가는 와중에 다음 달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11월까지 전국민 면역망을 구축하면 문 대통령의 신년사처럼 회복과 도약의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더 깊어진 격차 해소에 방점을 찍은 포용적인 회복을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잘 된 기업들은 엄청난 실적을 내고 있고, '돈이 돈을 번다'는 말처럼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가는 자산을 축적하고 있는 반면,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야 하는 경제적 약자들은 더 팍팍한 한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신촌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종민 기자
"민생경제의 핵심은 일자리"라는 대통령의 인식은 심금을 울리고도 남는 발언이다.

"지난해보다 5조 원 늘어난 30조 5천억 원의 일자리 예산을 1분기에 집중 투입 하겠다"는 정책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층을 달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집권 초 신념에 따라 취한 정책들이 일자리를 없애버리는 후유증을 낳은 것은 아닌지를 지금이라도 점검했으면 한다.

포용과 통합의 국정 운영은 정치와 경제, 특히 인사 부분에서 첫 단추를 뀄었어야 했다.

대통령의 신년사는 이 부분이 불분명하며 지난 연말 개각과 청와대 진용 개편은 통합을 위한 인사로 연결되지 못했다.

자기 사람 심기이거나 돌려막기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인사를 통한 통합의 메시지를 주지 못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은 거론하지 않은 것만 못해서 그랬는지 문대통령의 신년사엔 사면은 언급조차 없었다.

문 대통령의 최고 치적일 수 있었던 남북 화해·협력의 포용정책은 미국과 북한의 대립으로 그 빛이 거의 바랬다.

문 대통령은 11일 "전쟁과 핵무기 없는 평화의 한반도야말로 민족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의무"라며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오바마 정권의 2기나 다름없는 비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직접 상대하기보다는 '전략적 인내(무시) 전략'을 계속 견지할 경우 2021년은 아쉽게 저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은 "남북협력으로도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많다"며 김정은 위원장에 화해의 손짓을 했으나 김 위원장은 "합의를 이행하는 만큼 상대하겠다"고 밝혔다.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화해 협력의 햇살은 석양을 향해 가고 있으나 미국의 묵인·협조 없이는 북한을 달랠 마땅한 카드가 없음을 한탄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는 많은 문제에서 한배를 타고 있다.", "'평화'가 곧 '상생'"이라는 신년사가 북한엔 '쇠귀에 경 읽기'로 끝날 수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구체적인 정책 제시가 없었다"며 혹평했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 5년 동안의 경험과 아쉬움이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사고의 지평을 넓히지 못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30% 중반 대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런지, 올 신년사의 추동력이 왠지 약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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