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3일 새벽, 목격담이 쇄도하며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별똥별, '화구'(fireball)는 대기권에 진입한 후 낙하하는 동안 충남 서천 상공에서 두 차례 폭발했다는 궤적분석 결과가 나왔다.
화구로 추정되는 잔해, 즉 운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화구와 같이 보름달보다 밝게 빛난 사례는 드물게 일어난다는 게 궤적을 분석한 한국천문연구원의 설명이다.
15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우주위험감시센터에서 유성체 감시 네트워크와 대전·거창 관측소 전천 카메라 영상, 일반인 제보 영상 등을 함께 분석한 결과 당시 서천 화구는 오전 1시 39분쯤 서쪽 하늘에서 날아와 서해 상공 고도 70㎞에서 빛나기 시작했고 대기 중에서 두 차례 폭발 후 소멸했다.
1차 폭발은 서천군 상공 (북위 36.07도, 동경 126.73도, 고도 44.5㎞)에서, 2차 폭발은 서천군과 익산시 경계 상공 (북위 36.06도, 동경 126.86도, 고도 34.3㎞)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대기권 진입 속도는 13㎞/s로 입사각은 40도로 계산됐다. 대기 중에서 모두 연소하지 않고 남아 낙하했다고 가정하면 이후 궤적은 2차 폭발 지점을 지나 이동 방향으로 40㎞ 이내에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 화구의 비행궤적은 폭발 에너지와 당시 기상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정확한 낙하지점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천문연은 설명했다.
현재까지 서천 화구로 추정되는 유성의 잔해 즉, 운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운석 감정과 등록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지질자연연구원 역시 동일 시간에 군산, 대전 등의 음파관측소에서 서천 화구로 추정되는 음파를 확인했다. 태안·홍성·서산·대전 등 일부 지진관측소에서도 서천 화구로 인한 대기-지상 결합 지진파가 확인돼 현재 추가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결합 지진파 분석을 통해 서천 화구의 폭발에너지와 유성체의 크기 추산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23일, 대전과학고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촬영된 화구의 모습(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지난 9월 23일 새벽 1시 39분쯤 목격된 서천 화구는 당시 전국적으로 관심이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큰 별똥별을 봤다"는 목격담이 쇄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발음이 보고되기도 했다.
화구는 평범한 유성보다 훨씬 밝은 유성을 말한다. 유성은 흔히 말하는 별똥별이다.
혜성,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 또는 태양계를 떠돌던 먼지 등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는 현상을 말한다.
국제천문연맹의 정의에 따르면 화구는 지상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행성들보다 더 밝은 유성을 말한다. 운석은 우주 공간을 떠돌던 유성체가 지구로 유입돼 지구 대기와의 마찰에 타고 남아 지표면에서 발견된 유성의 잔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