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코로나19 3차 대유행 확산을 막기 위한 카드로 신속진단키트 보급책을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위기에는 기존 체계를 뛰어넘는 비상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국민 누구나 손쉽게 신속진단키트로 1차 자가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정밀 검사를 받도록 하면 어떨지 논의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1일 신규확진자 수가 1천명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긴급한 만큼 현행 제도를 손 봐서라도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자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SD바이오센서가 개발한 신속항원검사키트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으면서 현재 1종의 키트가 사용 가능한 상태다.
민주당은 신속진단키트의 가격이 2천원 수준이며 생산량 또한 월 1억회분에 달할 정도로 충분한 만큼 도입만 빠르게 결정한다면 이르면 다음달 안에 원하는 국민이 다 검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윤창원 기자)
특히 전국민이 사용하더라도 필요 금액이 1천억원 정도로 국가재정으로 부담해 전국민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이 키트가 자신을 검사하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진단을 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현재 의료기관에서 진행 중인 PCR검사와 유사하게 비인두도말, 즉 콧구멍 뒤까지 깊숙하게 막대를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이같은 채취의 어려움 때문에 자가진단키트의 광범위한 도입이 바람직하지 않은 데다 정확도 또한 90%로 높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14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일반인이 스스로 본인의 검체를 채취하는 데는 안전이나 정확도 면에서는 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자가진단을 하려면 본인 스스로 검체 채취가 가능한 제품 개발이나 도입이 전제돼야할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선 좀 더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속항원검사 키트 1개 제품이 허가받을 때 민감도 90%, 특이도 96% 정도를 받았다"며 "10명 확진자가 있으면 그 중 9명은 양성으로 나오고 1명이 음성으로 나오기 때문에 위음성, 즉 가짜 음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정확도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며 의사나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 자격있는 의료진만 채취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를 손봐서라도 신속진단키트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도 시행에 있어 가장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정부 입장서는 현행법을 준수해야 하고 정확도 등을 이유로 새로운 도구의 활용에 있어서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지만 현재와 같은 비상시기에 원리·원칙에만 집착하다가는 최적의 대응시기를 실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무 때나 검체 채취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감염병 위기에만 일시적으로 타인의 검체 채취를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전적으로 신속진단키트에 의존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선 최대한 많은 사람을 검진하고, 확진자로 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추가 검사와 치료를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제도를 완화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당 지도부 관계자는 "신속진단키트의 도입은 경증 또는 무증상인 감염자를 빠르게, 많이 조기진단 해낸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경증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는 항체치료제가 다음 달 승인을 받게 된다면 신속진단키트 도입과 연관시켜 가장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방역당국과의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신속진단키트의 전면 보급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중대본의 우려를 고려해 현재 승인된 방식 이외의 진단키트에 대한 심사 또한 속도를 올리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