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의석수를 앞세워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매번 강제 종결시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비롯한 쟁점 입법을 처리하면서 국회 '입법전쟁'도 일단락됐다.
민주당의 강행과 국민의힘의 항의, 필리버스터로 이어진 21대 국회는 이제부터 공수처 출범을 두고 후보추천과 인사청문회 절차 등에서 다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탄탄대로를 깐 여당과 대여공세를 작심한 야당의 2라운드다.
◇89시간 필리버스터 종료…민주당 주도 법 모두 통과민주당은 전날 표결을 통해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반발해 신청한 필리버스터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찬성표를 쏟아내며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의 종결 찬반에 대해 투표를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 등 총 188명이 투표에 참석해 찬성 187표로 필리버스터를 끝냈다. 국회법상 전체 국회의원의 5분의 3, 즉 180명이 동의하면 필리버스터를 끝낼 수 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끝낸 직후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도 곧장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번엔 187명이 투표에 참석해 만장일치인 찬성 187표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결국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와 임시국회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경제3법', '국정원법 개정안', '경찰법 개정안',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 등 자당 주도 법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논의하는 박병석 국회의장(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與, 공수처 속도전에…국회 연말까지 충돌 불가피
입법 전쟁을 마무리한 여야는 이젠 공수처 출범 작업을 두고 또다시 극한 대립을 벌인다.
민주당은 공수처를 늦어도 1월에는 출범하겠다며 속도전을 예고했고, 사실상 막아설 방법이 없어진 국민의힘은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최인호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장 후보자의) 청문회를 연말까지 가급적 개최해야 한다"며 "완성된 공수처 출범을 1월 내로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일단 민주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재소집해 공수처장 후보를 추려낼 계획이다. 이번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하는 등 공수처장 후보 의결 요건을 대폭 완화한 만큼 후보자를 추려내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를 막아설 방안은 사실상 전무하다.
위원회가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수처장 후보자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중 1명을 지명하면 국회는 청문회를 연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그나마 청문회 과정에서 대여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배준영 대변인은 "새로 임명되는 공수처장은 단단히 청문회를 준비하기 바란다"며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 옵티머스 청와대 연루 의혹 수사 등을 은폐, 조작한다면 훗날 형사처벌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알고 오길 바란다"고 강도 높은 청문회를 예고했다.
한편, 민주당이 뒤늦게 제정하겠다고 나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도 향후 정국 포인트로 꼽힌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모두 전날 국회에서 단식농성 중인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를 만나 법안 처리를 약속했지만 법안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