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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집회 무산…'1인 시위' 대응에 곳곳 충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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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여의도 일대 차벽·펜스로 집결 차단
피켓들고 1인 시위 나서자 "해산하라" 명령
곳곳서 충돌…경찰 폭행해 1명 연행되기도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신고했지만, 경찰이 집결 차단 등 원천봉쇄에 나서면서 결국 무산됐다. 일부 조합원들이 벌이는 '1인 시위' 마저 경찰이 막아서자 곳곳에서는 충돌이 벌어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민주노총 총연맹 및 산하 노조에서는 방역당국의 집회금지 명령과 경찰의 집회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전부터 다수 인원이 국회 앞 집결을 시도했다"며 "국회의사당역, 여야 당사 주변 등 여의도 곳곳에서 미신고 집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에서는 인원 집결을 사전에 차단·제지하고 집결한 인원에 대해서는 신속히 해산절차를 진행했다"며 "집회 참가 상경버스 10대와 방송차 19대를 차단·회차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이날 여의도 일대 23곳(행진 4곳 포함)에서 총 1030여명 규모로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신고했다. 총연맹 및 산하 6개 단체 등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이에 경찰은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여의도 일대의 집회를 전면 금지한 서울시 조치에 따라 민주노총이 해당 집회를 강행할 경우 집결 차단 등 엄정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여의도 일대에 181개 경찰부대를 배치하고 차벽·안전펜스를 통해 다수가 모이는 것 자체를 차단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여의도로 진입하는 마포대교·서강대교 등 입구에 임시검문소를 만들고 진입하는 차량을 통제했다. 집회 인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탑승해 있으면 출입 목적 등을 확인했다. 대교 곳곳에도 경찰 병력이 배치돼 유사시 동원될 수 있도록 대비했다.

경찰의 원천봉쇄에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곳곳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노조파괴법 저지', '역대급 노동개악 중단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국회의사당역,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당사, 여의도 공원 앞 등에 모였다.

서로 2~3m씩 거리를 둔 채 피켓을 들었지만, 경찰은 이들에게 "해산하라"고 방송했다. 경찰은 "이곳은 서울시 및 영등포구에서 집합을 금지한 장소"라며 "신속히 플래카드를 접고 해산하시길 바란다. 해산 명령 이후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및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통행을 가로 막는 경찰과 몇몇 조합원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중 1명이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연행됐다. 또 경찰이 1인 시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자 "1인 시위는 불법이 아니다"라며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찰은 "이날 여의도 일대에서 발생한 집시법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즉시 내사에 착수, 채증 자료를 분석해 엄정 사법처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경찰의 이 같은 조치에 반발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생명을 옥죄는 노동개악 국면임에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와 서울시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차분하게 대응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임을 수차례 밝혀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의 확진자 증가세가 우려스럽다. 서울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소규모 집단감염이 원인"이라며 "행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서울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왜 그 책임을 야외에서 삼삼오오 모여 피켓 드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민주노총에게 덧씌우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의도는 계엄 혹은 긴급조치 상황을 방불케 한다. 밀집한 경찰병력은 이를 보는 사람마저 걱정스럽게 만든다"며 "차량에 대한 검문이 이뤄진다. 2020년 대한민국 그것도 정치의 한복판이라는 여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은 과연 무엇을 위함인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노조법 개정안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소위에서 해당 안건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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