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남산타워가 보이는 자택을 공개한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활동 중단을 선언한 승려 혜민. 그러나 그를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혜민은 지난 15일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며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혜민은 최근 한 방송에서 남산타워가 보이는 서울 도심 자택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 불교의 무소유 문화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따르면서 논란이 됐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그가 한때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건물을 보유했고, 이를 자신이 운영하는 단체에 팔아 이익을 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푸른 눈의 수행자' 승려 현각도 혜민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혜민을 두고 '연예인' '사업자' 등 원색적 표현을 퍼부었다. 그러나 현각은 혜민의 활동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아우님, 혜민스님과 이른 아침 통화를 했다. 사랑과 존중, 깊은 감사로 가득 찬 70분간의 통화였다"며 "혜민스님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라며 입장을 번복했다.
하지만 혜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그동안 남들에게는 비움과 무욕을 설파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지적도 따른다.
과거 행적도 도마 위에 올랐다. 5년 전 한 아동구호 NGO 단체는 혜민과의 만찬 및 멘토링 쿠폰 경매를 진행했다. 그리고 한 사업가에게 1천만원에 낙찰됐다. 수익은 전액 해당 단체에 기부됐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해당 사업가가 경매를 진행한 단체의 수석 부회장이라고 주장했고 이벤트를 진행한 단체와 혜민의 담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혜민이 개발에 참여한 명상앱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혜민은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紙) 한국 특파원 출신인 다니엘 튜더와 명상 앱 '코끼리'를 출시하는 등 명상을 아이템으로 삼아 IT사업을 개시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꾸준히 '코끼리'를 알리며 사용을 독려했다. 지난 3월 방송인 홍석천의 지명을 받아 참가한 '착한 임대료 운동' 영상 역시 앱 홍보로 시작됐다. 그러나 그가 정식으로 조계종 승려가 된 2008년 이후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방식인 '안거(安居)' 수행에 참여한 기록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거는 승려가 여름과 겨울철에 각 석 달간 외부 출입을 끊고서 참선 수행에 정진하는 것을 말한다. 참선을 중요한 수행방식으로 여기는 국내 불교계에서는 안거에 몇 차례 참여했는지를 승려의 수행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명상을 매개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친 혜민이기에 그를 믿고 해당 앱을 다운받은 사람들의 환불 요구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무소유'가 아닌 '풀(FULL)소유'라는 조롱의 대상이 된 혜민. 과거 그의 행적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