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초대 공수처장 후보군을 11명으로 압축하면서 여야간 기싸움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10일 "국민의힘 태도가 매우 우려스럽다"며 "주호영 원내대표는 '야당이 추천한 공수처장 후보자들은 결국 지명이 안될 것'이라며 후보자 추천 절차에 흠집을 내더니, 시작도 되지 않은 회의에 거부권 이야기부터 꺼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쪽에서 추천한 석동현 전 검사장을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공수처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을 추천해 일을 안 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석 전 검사장은 이날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기관"이라며 "공수처가 괴물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후보 추천을) 수락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도 맞불을 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공수처가) 문제 없다고 하는 사람이 더 이상한 사람"이라며 "반대하는 사람을 넣었다고 물을 게 아니라, 공수처 문제를 말하지 않는 사람을 넣은 게 더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여야가 초반부터 격돌하면서 위원회의 최종 후보 2인 선정이 대한변호사협회와 법원행정처가 추천한 인물 쪽으로 낙점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야당이 비토권을 쥐고 있어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21기)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16기), 한명관 변호사(15기)를 후보로 올렸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저축은행 비리 수사 당시 합동수사단장을 맡았던 최운식 변호사(22기)를 추천했다.
민주당은 권동주 변호사(사법연수원 26기)와 전종민 변호사(24기)를 추천했다. 모두 판사 출신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17기)과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18기), 석동현 전 동부지검장(15기), 손기호 전 고양지청장(17기) 등 검찰 출신 법조인 4명을 후보군에 올렸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부장판사 출신인 전현정 변호사(22기)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