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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소는 일본소?…82년 만에 되찾은 '제주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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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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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판정결과에 제주흑우 표기토록 개선돼 유통·소비 활성화 전망

(사진=연합뉴스)

 

'일본 소는 흑색, 한국 소는 적갈색(황색)을 표준으로 한다'

일제강점기인 1938년 일본이 제정한 한우표준법의 털색(모색) 통일 심사 규정의 내용이다.

나라의 주요 제사 때 제향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던 제주흑우가 일본의 수탈과 한국 민족 말살 정책으로 본의 아니게 '일본 소'가 된 사정이다.

농식품기술융합창의인재양성사업 축산물 고품질 생산관리 기술개발 연구센터의 '제주흑우 대량 증식 및 산업화' 과제 연구책임자인 제주대학교 박세필 교수는 28일 제주대 공동실험실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제주흑우 진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지난 9월부터 '소도체 등급판정결과'에 '제주흑우'를 표기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생산자와 유통업자는 전산화된 거래증명종합포털을 통해 '제주흑우'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 역시 제주흑우를 구매할 때 제주흑우 품종과 등급판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판매자와 소비자간 발생했던 진짜 제주흑우 논란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제주흑우는 도축했을 때 도축 증명서에만 제주흑우로 표기됐고, 유통·소비 단계에서 중요한 등급판정 결과에는 단순히 '한우 또는 육우'로 표기됐다.

박 교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지원으로 제주대 제주흑우연구센터가 출범한 이후 제주흑우 표기의 일관성이 관련 산업 발전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유전자와 육질 분석 등 연구를 진행했고,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소비·유통 단계에 흑우 품종으로 표기되도록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흑우가 일제강점기 흑우에서 제외된 지 82년 만에 그 가치를 최종적으로 완벽하게 인정받았다"며 "제주흑우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져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흑우는 고려와 조선 시대 삼명일(임금 생일, 정월 초하루, 동지)에 정규 진상품이었으며, 나라의 주요 제사 때 제향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한우에서 제외됐고, 1980년에는 육량 위주의 소 산업 정책으로 몸집이 작고 육량이 적은 제주흑우는 도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2004년 국제식량농업기구(FAO) 한우 품종의 계통으로 한우, 칡소, 내륙 흑우, 백우와 함께 공식 등록돼 명맥을 유지하게 됐으며 2013년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됐다.

박 교수를 주축으로 한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는 2008년부터 체세포 복제와 수정란 이식 기술 등을 통해 제주흑우 대량 증식 기반을 다졌으며, 생산에서 유통까지의 산업 전주기적 융·복합 기술을 개발해 관광산업과 어우러진 6차 산업화에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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