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사진=연합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지난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만이다. 향년 78세.
삼성측은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고인은 2014년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직후 자택근처인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서울삼성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저체온 치료 등을 받고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입원 6개월 부터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고인은 6년 5개월동안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결국 생을 마감했다.
이 회장은 1942년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대구에서 출생했다. 일본에서 중학교를, 서울에서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일본 와세다 대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했다.
1988년 3월 22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의 이건희 회장 모습(사진=연합뉴스)
부친이 별세하자 46세이던 이 회장은 1987년 12월 1일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 회장은 "세기말적 변화가 온다. 초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제2의 창업'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1993년에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신경영 선언'(프랑크푸르트 선언)을 내놓았고, 일종의 '쇼크 요법'으로 전 직원을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4시에 퇴근하도록 한 이른바 '7·4제'를 전격 결정했다.
1995년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15만 대에 달하는 휴대전화 불량품을 불태운 '휴대전화 화형식'은 이 회장의 카리스마를 상징했던 일화다.
2003년 10월10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메모리 연구동 전시관에서 황창규 사장으로부터 차세대 메모리에 관해 설명을 듣는 이건희 회장(사진=연합뉴스)
이후 이 회장은 신경영 10주년인 2003년 '천재경영론', 2010년 '위기론', 취임 25주년인 2012년 '창조 경영' 등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변혁을 강조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