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에 이어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도 정관계 로비 사건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 정부 대통령민정수석실 전(前) 행정관이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 인물로 손꼽히는 데다 공교롭게도 그가 청와대에 재직하는 동안 증권 관련 범죄 수사를 약화하는 일들이 이례적으로 잇따라 벌어져서다.
금융당국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이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오는 23일 증인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14일 금융당국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옵티머스 사태 설계자이자 핵심 몸통으로 지목된 윤모 변호사의 아내,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지난해 10월 선임돼 올해 6월 사임했다. 행정관을 사임한 시점은 언론에 옵티머스 사태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남편인 윤 변호사가 이 사건의 '키맨'으로 떠오른 직후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전 행정관은 키맨의 아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드러난 정황들을 종합해보면, 이 전 행정관은 키맨의 아내 그 이상으로 옵티머스 사태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에 들어갈 때도 2018년 3월부터 보유하던 본인 명의의 옵티머스 지분 9.8%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주식회사 주주명부 2018년 3월 기준(사진=자료사진)
그러다 작년 말 또는 올해 초 이 주식을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비서 S씨에게 넘겨 차명 주식 보유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함께 청와대에 오기 직전까지도 이 전 행정관은 무자본 M&A세력이 옵티머스 펀드 자금을 활용해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해덕파워웨이의 사외이사로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로 지목된 '셉틸리온'의 대주주이기도 하다(이 전 행정관 지분 50%, 김재현 대표 부인 윤모씨 지분 50%). 이같은 일련의 기업들 관계도를 그려봤을 때 김재현 대표 부부, 윤 변호사와 이 전 행정관 부부 등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경제적 공동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놀라운 건 이 전 행정관이 근무한 곳이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이란 점이다. 민정수석실은 법률 문제를 보좌하고 반부패 업무를 행할 뿐 아니라 5대 사정기관인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감사원 등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 김조원 전 민정수석이 당무 감사원장을 할 당시 이 전 행정관이 감사위원으로 재직했던 이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행정관은 2014년 국가정보원 댓글직원 감금 사건 변호인으로 활동하는 등 청와대·여권 핵심들과도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