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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결의안' 하나 못 내는 與野…'국민'은 없고 '정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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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국민의힘 추석 이틀 전 회동 나섰지만 합의 불발
민주 "野가 현안질의 요구하며 일방적 거부"
국민의힘 "현안질의는 원래 논의 대상…문구도 엉터리"
서로 네 탓 덕에 사흘 전 국방위 통과한 결의안 사실상 불발
각 당 내서 지도부 향한 아쉬움 나오는 가운데 국민 속만 답답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대북 규탄결의안이 여야 정치권의 신경전으로 추석 전 채택이 물 건너가면서 국회를 향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추석 연휴 내내 국민들의 답답함은 해소되지 못할 전망이다.

◇ 오전만 해도 "본회의 열자"더니…현안질의 때문? 문구 때문?

협상이 불발된 28일 오전만 해도 여야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이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지난주 국방위원회에서 통과된 여야 대북규탄공동결의안을 함께 채택하자"며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인 민주당 김영진 의원과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이날 정오쯤 회동을 갖고 결의안 초안을 검토했지만 불과 2시간도 지나지 않아 결렬 소식이 전해졌다.

먼저 브리핑에 나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정부 긴급현안질의'를 고집하며 일방적으로 합의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해서 문구를 만들고 정의당 안까지 해서 3개 안을 가져다주고 왔는데, 갑자기 전화로 10월 6일에 현안질의를 해야겠다고 해서 그것을 받을 수가 없어서 결렬이 됐다"며 "날짜까지 정해서 온 것을 보니 내부에서 논의가 다 돼서 온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안질의는 이미 주말부터 얘기가 됐던 것으로 전혀 새로운 변수가 아니라며, 오히려 민주당이 제안한 결의안 내용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대표적인 예로 시신을 불태웠다는 단어를 삭제하자는데, 북한의 설명에 따라 부유물을 불태웠다는 이 부분도 정보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 아니냐"며 "민주당이 확신을 하지 못하거나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은 것이라 생각되는데 반드시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를 향해 의혹을 풀어나가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 물 건너 간 대북규탄결의안…'국민'은 없고 '정쟁'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합의를 위해 자당의 이해관계를 포기할 의사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논의되고 있었던 '선(先) 결의안 채택, 후(後) 현안질의' 방식 중 민주당은 상임위원회로 충분한 만큼 긴급 현안질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여전히 사실관계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현안질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을 뿐이다.

김영진 의원은 "'최소한 수정을 해서 결의안을 채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더니 '현안질의를 해야되기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만 들었다"고 말했다.

김성원 의원도 "결의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안질문이 중요한 것이라고 역제안 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현안질의를 수용할 수 없는 만큼 국민의힘만 결의안에 합의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추석까지 아직 하루가 남았지만 막판까지 조율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 사실상 결의안 채택은 어렵게 됐다.

이미 사흘 전 국방위원회에서는 전체회의에서 한 번 만에 통과된 결의안은 결국 양당의 이해관계 때문에 민간인 신분인 우리 국민이 사살되는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국회 명의의 결의안 하나 내지 못하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이같은 답답한 상황에 각 당에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국방위에서 우리가 먼저 제안해서 결의안이 만들어졌는데 문구나 현안질의를 이유로 이를 무산시키는 것은 지나친 조치"라며 "어떻게든 결의안을 합의하도록 하고 다음 사안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도 "결의안을 합의하든 안 하든 현안질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면 우선 결의안이라도 합의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든다"며 "실체적 진실을 알기 위해 현안질의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결의안 채택 또한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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