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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집회' 저지 엄포 통했나…보수단체 '분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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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지난 주말 '집행정지 신청' 결론 못내
정부의 연이은 '강경 방침', '법적 준비' 점차 효력
보수단체 '차량시위' 등 다른 방안 모색
여전히 '집회강행' 강경파도…경찰, 재차 경고

지난 8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광복절 집회에서 참서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10월 3일 개천절 집회 총력 저지에 나선 정부의 방침에 보수단체들의 '강행군'이 점차 균열이 가는 모양새다.

애초 정부의 집회금지 방침에 반발하며 집행정지 신청까지 예고했던 보수단체 일각에선 "이번에는 쉬어가자"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강경파들은 집회 강행을 고집하고 있어 정부가 긴장을 놓아선 안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천절 집회' 보수단체 대표들, '집행정지 신청' 결론 못내

8.15비대위 참여단체 자유민주국민운동 최인식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개천절집회 신고'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2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8·15 집회 참가자 국민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보수단체 대표들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정부의 집회 금지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방침을 논의했다.

이들 단체는 오는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개최하겠다며 집회 신고를 했지만 서울시와 경찰은 집회 금지 명령 및 통고 등을 줄줄이 내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맞서 집회를 개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집행정지 신청을 검토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셈이다.

하지만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8‧15 광복절 집회를 앞두고 보수단체들은 총 10건의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고 이중 2건이 인용돼 집회 개최의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는 '현실론'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과 서울시는 집행정지 신청이 들어올 것을 대비해 광복절 집회에 의한 코로나19 확산 근거를 마련하고 공동으로 심문을 준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다.

회의에 참석한 보수단체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이 국민에게 바이러스 병을 매도하고 있어 강력히 대항해야 하는 입장이 있는 반면, 일부에선 '좀 쉬어가자'는 입장도 있다"며 "단체마다 입장이 다 다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집행정지 신청도 변호사를 구해야 하는데 이번엔 괜히 비용만 들어가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며 "여러 사정이 있어서 의견 접근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보수단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총력전이 일부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수단체 사이에서 '집회 기술자'로 불리며 여러 대규모 집회를 주관해온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재수감되는 등 '구심점'이 없는 상황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랑제일교회는 코로나19 수도권 유행의 책임으로 서울시로부터 46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당한 상태다. 사랑제일교회와 사실상 '한몸'으로 의심받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광복절 집회 참석을 독려했다는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이번 개천절 집회 전면에 나서긴 다소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부 '강경대응' 일부 효력…강경파 여전해 '긴장'은 그대로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다만 보수단체들은 집회를 아예 안할 수는 없다며 차량 시위나 1인 시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개최하는 전국적 시위 등 우회로를 검토하는 모습이다.

한 보수단체 대표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집회 특별 기획을 마련했다. 자동차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염을 안 시키기 때문에 집회 참여하시는 분들은 차량을 이용하시면 된다"며 "추레라(대형 트럭)라는 엄청나게 큰 차량을 이용할 거고, 개인 차량은 다 들고 나와서 전국에서 개최하자"라고 제안했다.

전 목사가 수감된 상황에서 서경석 목사가 이끄는 보수단체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은 지난 1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를 차량으로 진행하며 '몸풀기'에 나서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집회 인원이 제한된 이상, '차량 시위'를 통해 '군불'을 지피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보수단체 일각에선 '차량 시위는 코로나19에 안전하다'며 대규모 집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차량 시위 역시 규정을 지켜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을 감안한 '10인 이상 집회금지 통고' 방침은 차량 집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통화에서 "2006년 대법원 판례로 차량 시위는 집회로 인정돼 집시법에 따르게 된다"라며 "차량 한대에 운전자 한명씩 있는 것으로 간주해 똑같이 10인 이상 집회 금지 규정을 적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보수단체들의 차량 시위가 '대규모'로 이어질 조짐은 없는지 유심히 살펴보는 모습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시위는 특히 시민의 안전, 교통법 등을 봐야 하기 때문에 더 신중히 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차량에 내려서 대규모로 집결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수단체 사이에서는 여러 격론 중에도 여전히 '집회 강행' 방침을 고수하는 곳도 있다. '자유민주국민운동'을 이끄는 최인식 대표가 대표적이다. 이에 정부가 끝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21일 오전 기준 신고가 접수된 개천절 집회는 총 798건으로 나타났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전날 간담회에서 "금지 통고한 집회를 강행한다면 경찰을 사전에 배치하고 철제 펜스를 설치해 집결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제지할 계획"이라며 "금지 장소 이외에서 미신고 불법 집회를 강행하면 즉시 해산 절차를 진행하고, 불응하면 현장에서 체포하겠다. 체포가 어려우면 채증 등을 통해 반드시 엄중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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