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한 여당의원이 연설 도중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과 관련해 핸드폰을 하고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사진 기자에게 포착된 한 국회의원의 스마트폰 메시지 내용이다.
취재결과 당사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
윤영찬 의원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관련 기사가 카카오 메인에 노출되자 이같은 문자를 보좌관과 주고받았다.
윤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 현재 카카오 등 포털 기업을 관할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다.
이에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집권여당발 여론통제, 실화였습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충격이고 매우 유감이다. 뉴스 통제, 실화였다"며 "그 동안도 포털을 통한 여론통제를 시도한 것이냐? 민주당은 당장 해명하라"고 비판했다.
윤영찬 의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도 공동 성명서를 통해 "언론에 대한 갑질이자 포털장악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윤 의원은 동아일보, 네이버 부사장,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으로 이번에 청와대가 윤 의원을 왜 국회로 보냈는지 상당히 드러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그동안 포털을 현 청와대와 여당이 좌지우지했다는 소문이 시중에 팽배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이 사안이 드러났다"며 "정부·여당은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윤 의원의 사보임 조치, 법적 조치 등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이낙연 대표 연설과 오늘 주 원내대표 연설 모두 예정된 일정이었다"며 "이 대표 연설 관련 기사는 메인에 걸지 않고, 주 원내대표 연설은 '전문'까지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건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이날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신상발언을 통해 "저는 포털 네이버 부사장 출신으로 대관을 담당하면서 많은 의원님들과 이야기를 했고, 여기 계신 의원님들이 불러서 국회로 와서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다"며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의원님들의 말씀을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 임무이자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낙연 대표 연설 때와 형평성상의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이미 예고된 여야 대표의 연설에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알아봐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알아보라고 이야기 한 것"이라며 "(야당) 의원님들께서 이 사안을 정치적인 사안으로 끌고 가시는 것에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