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선두를 다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차 재난지원금'의 성격과 지급대상, 시기 등을 놓고 극명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지급대상은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그 결과가 주목된다.
◇ 2차 재난지원금 지급대상…이낙연 '선별' VS 이재명 '전국민'가장 유력한 차기 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25일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와 관련해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돕는 차등 지원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당내 주류세력을 중심으로 힘을 받고 있는 '선별 지급' 쪽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전 국민에게 동일한 액수를 지급하기로 결론 났던 1차 재난지원금 때도 '선별 지급'에 무게를 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특히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선별지급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소득 하위는 복지정책 때문에 통계가 많이 잡혀 있어서 소득 하위부터 주면 시간은 큰 문제가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일관되게 '전국민 보편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려 "2차 재난지원금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지키면서 국민분열과 갈등을 막기 위해서는 전국민에게 보편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과 이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1인당 30만원의 2차 재난지원금을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공식 건의하기도 했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 재난지원금의 성격…이낙연 '복지정책' vs 이재명 '경제정책'이낙연 의원이 지금까지 2차 재난지원금의 성격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다만, 그가 '차등 지원'을 주장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어려운 사람을 더 두텁게 돕자'라는 것이다.
이로 미뤄볼 때 이 의원이 재난지원금의 성격을 '경제정책'보다는 '복지정책의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이에 대해 "지금 필요한 것은 '빈민구제'가 아닌 '경제정책'"이라면서 재난지원금의 성격이 경제정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지사가 '빈민구제'라는 표현을 쓴 것은 '재난지원금은 구제책'이라고 주장한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지금의 경제위기는 공급 부족이 아니라 수요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며 "수요역량 강화에 집중하여 수요확대로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난지원금이 확실히 소비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 현금 대신 기한이 정해진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는 이 지사의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2차 재난지원금 지급시기…이낙연 "방역 먼저" vs 이재명 "속도가 중요"
이낙연 의원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와 관련해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방역에 집중해 코로나19 극복에 전념해야 할 때지 그렇게 한가한 상황이 아닐 것"이라며 "당과 정부, 청와대 고위 인사들이 정리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3일 당·정·청 3자 협의회가 재난지원금 논의를 보류하기로 정한 데 공감하며 '당장은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그는 입장문에서도 "지금은 코로나19 극복에 전념해야 할 때"라며 "이번 주가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재난지원금 논의는 일단 금주까지 방역에 최대한 집중하고 이후로 미뤘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본방역과 경제방역 모두 속도가 생명"이라며 국민 분열과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며 선별지급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방역도 철저히 하겠지만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고 집행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방역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방역에 집중한다'는 것은 다른 것은 포기하고 방역만 한다는 뜻으로 오해해선 안된다"면서 "행정은 방역은 물론 경제, 복지 등 수백 수천 곳의 수십만명의 공직자가 동시에 자기영역에서 일하는 종합행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