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2차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분위기다.
당·정·청 고위 관계자들은 23일 만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의 취지와 방향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했고, 국회는 24일 예산결산 심사 과정에서 지급 대상과 방식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 통합당 "재난금 필요 계층에 지급"…부채는 부담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전날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정례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4차 추경안 편성 논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재난지원금과 재해지원금을 포함한 4차 추경의 취지와 방향에 대해 서로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일단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하기 위해 추경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결론을 내진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코로나19 재확산 기로에 놓인 지금,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4차 추경안을 편성해야한다는 데는 긍정적이다. 당 역시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종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재난지원금 지급과 추경 편성 자체엔 찬성이다.
다만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재난지원금은 경제적으로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지급돼야 한다"고 밝힌 만큼, 지급 대상에 대한 논의가 여야 합의 과정에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는 경제부처 종합정책질의를 통해 재난지원금 지급과 4차 추경안 편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다만 추경안이 통과되더라도 그로 인해 늘어나는 부채는 부담이다.
예결위 관계자는 "이번엔 세입·세출 통해 예산을 조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결국 추경을 하게 된다면 전부 부채로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차 추경에서 이미 국방비 등에서 세입·세출 액수를 조정했기 때문에 국채 발행 등 부채를 지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 민주당내서도 '소득 하위 50%' 주장…거리두기 3단계는 '아직'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민주당내 의원들도 신속한 추경 편성을 통한 재난지원금 지급엔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은 통화에서 "할 수 있다면 추석 전에 재난지원금 지급을 마무리해야한다"며 대상은 "코로나19로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소득하위 50% 정도를 기준으로 잡아야한다"고 밝혔다.
2차 재난지원금은 1차 지급 때처럼 경기부양의 성격이 아닌 특정 계층의 피해구제 성격이 크다는 것이다. 또 지원 범위를 좁혀야 지원금 지급에 소극적인 재정당국, 그리고 야당을 설득할 수 있다는 논리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도 통화에서 "코로나19로 계층 간 양극화가 너무 심해졌다. 선택적 지원을 강화해야한다"며 4차 추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임대료를 깎아주는 등 코로나 재확산으로 피해를 많이 입은 업종에 집중 지원해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이 의원은 "3단계로 격상하면 한국 경제가 완전히 망가질 수 있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한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3단계 격상은 봉쇄 수준의 이동 제한까지 한다는 거라 굉장히 큰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3단계 격상과는 무관하게 재난지원금 지급과 4차 추경안 논의를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