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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前트레이너 "가짜 팀닥터가 '보석' 최숙현 맡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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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 경력 32년 거쳐간 선수만
10대 선수도 예우하는게 보통인데..
팀닥터 폭행 방관한 지도자에 놀라
가짜 팀닥터 안주현, 트레이너도 아냐
체육계 '가짜' 전수조사 얼마든지 가능
트레이너 자격, 국가에서 관리 필요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용일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 회장)

철인3종 대표선수였던 고 최숙현 선수.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나면서 지목한 가해자가 3명 있었죠. 그중 한 명이 바로 팀닥터라고 불렸던 안주현 씨입니다. 안 씨는 팀닥터라고 불렸지만 실은 닥터, 의사가 아니었습니다. 행방이 묘연했던 안 씨가 그제 경찰에 구속이 됐는데요.

그런데 이 가짜 팀닥터 안주현 씨 사례가 소개되면서 지금 진짜 팀닥터들, 진짜 팀트레이너들이 상당히 곤혹을 치르고 있답니다. 진짜들이 바라보는 가짜 사건. 팀트레이너 한 분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죠. 우리나라 트레이닝 코치 1세대세요.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용일 협회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회장님, 안녕하세요.

◆ 김용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팀의 트레이너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김용일> 32년 됐습니다.

◇ 김현정> 그동안 수많은 선수들을 트레이닝해 오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선수들 기억나세요?

◆ 김용일> 가장 처음에 했던 LG 레전드인 김용수 선수, 한대화 선수부터 비롯해서 현대 정윤택, 김수용 선수, 심정수 선수, 봉중근 선수나 또 류현진 선수를 작년에 1년 동안 MLB 쪽에서 같이 지내고 왔었고요.

◇ 김현정> 미국 가서 류현진 선수 트레이닝도 해 주셨어요?

◆ 김용일> 네, 작년 1년 동안 다저스에서 같이 일했었습니다.

◇ 김현정> 진짜 유명한 분이시네요.

◆ 김용일>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이 안주현 사건이 불거지면서 진짜 팀닥터들, 진짜 팀트레이너들이 상당히 언짢고 분노하고 계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용일> 맞습니다. 너무 사실은 상식 밖이니까요. 지도자가 그런 행위를 방관했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 놀라고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지난 13일 고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 운동처방사 안주현(45)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궁금증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팀닥터가 있고 팀트레이너가 있고 그 구분은 어떻게 되나요?

◆ 김용일> 사실 팀닥터라는 것은 축구가 유럽에서 넘어왔지 않습니까? 유럽에서는 현장에서 선수들을 도와주는 물리치료사나 이런 사람들을 팀닥터라고 호칭을 했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도 한 10년 전이나 축구 쪽에서는 팀닥터라는 용어를 사실은 조금 쓰긴 했었어요. 그런데 그 용어는 이제는 완전히 사라졌죠. 의사가 아닌 사람이 닥터라고 붙이는 건 체육계에서 없어진 상황입니다.

◇ 김현정> 팀닥터는 그러니까 의사한테만 붙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실제로 현직 의사가 팀에 소속이 돼서 현장에 붙어서 활동하시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지금 현장에서는 팀닥터라는 말은 사라졌다, 이 말씀이세요?

◆ 김용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럼 안주현 씨는 의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 팀닥터가 아니네요.

◆ 김용일>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팀트레이너로서의 자격도 이 사람이 갖춘 건가 저는 그것도 궁금하거든요.

◆ 김용일> 그것도 안 갖췄습니다.

◇ 김현정> 그것도 아닙니까? 운동처방사라는 자격증을 갖고 있었대요.

◆ 김용일> 운동처방사라는 자격증이 있기는 있습니다. 일반 질병 환자나 어떤 병원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에 대해서 운동을 처방해 주는 게 운동처방사고요. 사실 현장에서 선수들을 담당하는 분들은 (대학에서)체육학과를 나온다든가 거기에 대한 동등한 자격들을 갖추고 저희 같은 경우에 시험에 합격했을 때 지금 다 현장에서 트레이너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체육학과를 나오거나 물리치료학과를 나오거나 이게 기본조건이다, 이 말씀이세요.

◆ 김용일>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트레이너가 되려면 이걸 반드시 갖춰야 된다, 이런 건 아니잖아요?

◆ 김용일> 맞습니다. 사실 미국이나 일본에는 선수들만 담당하는 트레이너들이 정부에서 인증을 해 줘서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 같은 경우 정부에서 트레이너 자격증이라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다른 유사 단체나 이런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정확하게 선을 긋고 현장의 운동선수들을 도와주는 트레이너에 대한 부분을 아직까지 명확하게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같은 부분이 발생했다라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닥터의 경우는 정부가 관리하는 자격증이 딱 있는 거지만 트레이너 같은 경우에는 인터뷰하고 있는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를 비롯하는 유사 단체가 몇 개가 있고, 그러다 보니까 일괄 관리가 되고 있지는 않다는 말씀.

◆ 김용일>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서 이번 안주현 씨 같은 구멍도 뚫렸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용일> 맞습니다.

◇ 김현정> 팀트레이너의 역할은 뭔가요? 류현진 선수는 어떤 것들을 도와주신 거예요?

◆ 김용일> 그 선수가 경기 들어가기 전부터 경기 끝나고 나서 그다음에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선수의 문제되는 부분에 대해서 웨이트 트레이닝부터 해서 모든 전반적인 부분을 다 하고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오늘 근육이 여기가 뭉치는 것 같아요. 코치님, 여기 저 지금 손톱이 조금 아파요.’ 이런 거 다 관리해 주시는 거잖아요.

◆ 김용일> 맞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세상을 등지기 전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이번 최숙현 선수가 속해 있던 팀의 가짜 팀닥터는 욕설에 폭행에 마치 그 팀의 왕처럼 군림했다는 거거든요.

◆ 김용일> 네.

◇ 김현정> 그럼 이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인가요?

◆ 김용일> 아니, 있을 수가 없죠. 사실 제가 55세인데 사실 제가 50까지 고등학교 졸업하고 들어온 선수들한테 바로 반말을 못 했었어요. 오면 먼저 예우하고 조금 친해지면 말을 놓고 이렇게 했었는데. 저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저는 항상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있고, 선수들이 잘하도록 도와주는 게 제 일이기 때문에 이런 사태에 대해서는 저희들 쪽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죠.

◇ 김현정> 고등학교 막 졸업하고 온 그 새내기들한테도 50세가 넘은 코치님이 친해지기 전까지는 존댓말 쓸 정도로.

◆ 김용일> 그렇죠. 사실 선수들이 존중 받아야죠.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오기 위해서 고생했습니까?

◇ 김현정> 금이야 옥이야 이렇게 선수들을 모신다고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야말로 모시듯 존중하면서 함께 가는 건데 이런 일은 있을 수도 없는.

◆ 김용일> 맞습니다. 말도 안 되는 사람을 고용해서 선수들을 희생시킨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 김현정> 혹시 말입니다, 회장님. 이런 식의 자격 미달, 수준 미달 트레이너들이 다른 팀에도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 트레이너라고 불리던 팀닥터라고 불리던 호칭 상관없이 수준 미달들이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 얼마든지 더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용일> 사실 스포츠가 축구, 야구 단체종목은 쉽지 않지만, 지금 이렇게 철인3종이나 운동선수가 소규모인 곳에서 사실상 없다라고 볼 수는 없는데 저희들이 명확하게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다수에 있지 않겠나, 라는 정도 예측을 할 뿐이죠.

◇ 김현정> 그렇죠. 대한체육회가 나서서 전수조사 한번 싹 하면 안 됩니까?

◆ 김용일> 모두 협회 또는 대한체육회 소속이 돼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어렵지 않고 간단하게 할 수 있다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리고 이번 기회에 선수 트레이너, 팀트레이너들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이런 체계도 잡혔으면 좋겠는데요.

◆ 김용일> 해야죠. 왜냐하면 지금 많은 운동선수 또는 체육과 출신들이 나와서 사실상 정상적인 자격증을 가지고 직업을 선택을 해야 되는데 정부에서 현장의 선수들을 관리하는 트레이너에 대한 라이선스나 제도를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은 운동선수들한테는 이런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가야 된다라고 정부에서 규제를 하고 그 자격증을 제도화시킨다고 하면 이런 일이 더 있을 수 없겠죠.

◇ 김현정> 그러네요.

◆ 김용일> 우리가 한 선수의 희생만으로 돌아볼 게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가 지금 처해져 있는 운동선수들의 환경을 신경을 써줘야 된다는 거죠.

◇ 김현정> 이번 기회에 참 어떻게 이런 일이 있어 하고 그냥 넘길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구멍 뚫린 부분을 다 정비하고 또다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확실하게 하고 가야겠습니다.

◆ 김용일> 맞습니다. 절대로 다시 일어난다고 하면 결국 그거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죠.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식고 다시 제자리에 돌아간다고 하면 제2의, 제3의 최숙현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회장님도 힘을 많이 보태주시고요. 현장의 소리 많이 들려주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용일> 고맙습니다.

◇ 김현정>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의 회장을 맡고 계신 김용일 트레이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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