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폭주하는 여당, 산책하는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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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완 칼럼]

추경 졸속처리에 공수처법 밀어붙이는 여당
자포자기 야당은 국회 밖에서 산책하듯 구경만
정치는 차선과 차악을 선택하는 것
한가하게 대통령론에 입질하고 SNS나 할 때인가
당장 국회로 들어가 야당의 책임을 다해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8%의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은 국민들도 몰랐을 것이다.

4.13총선으로 거대여당이 된 민주당이 폭주기관차처럼 달리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체제 이후 처음으로 국회 상임위를 독식하자마자 그 성과를 바로 드러냈다.

여당은 30일 16개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어 단독으로 3차 추경안 처리에 착수했다.

정부 원안보다 3초1천억원이 늘어난 38조원을 의결하는데 불과 2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공수처법안은 야당이 참여하지 않으니 아예 법안 자체를 한번 더 개정할 심산으로 보인다.

3차 추경 심사를 위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해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민주당이 총선에서 얻은 득표율은 49%이고 통합당은 41%를 받았다.

그런데 그 차이는 8%를 넘어서는 결과로 국정에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과 지지자들은 이것이 총선민의라고 주장한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장 선거안을 상정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18개 상임위 독식은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것이다.

아바(Abba)의 노래 The Winner Takes It All이 울려 퍼진다.

그런데, 옆에서 그 노래를 감상하며 산책이나 하고 있는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모습이 더 가관이다.

힘이 없어 국회 법사위를 뺏겼다고 치자. 그렇다고 국회 전체를 일체 보이코트한 채 여당의 폭주를 구경만 하고 있는게 당당한 일인지 의문이다.

언제까지 약자타령만 할 것인가. 41%의 민심도 위대한 것이라고 스스로 주장하지 않았나.

"여당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고 국회 밖에서 성명서 한 줄 외치면 야당으로서 책임을 다한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최선과 최악이 아닌 차선과 차악을 찾아 선택하는게 정치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한 강제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협상에서 패했다고 완전히 패한 것처럼 국회를 방기하는 것은 자포자기나 다름없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30일 "끝없는 강경론은 막다른 골목을 만난다. 투쟁은 수단일 뿐"이라며 "빈손보다는 7개 상임위와 국정조사, 청문회를 받고 복귀하는게 낫다"라고 말했다.

이는 차선책은 아닐지라도 차악책은 된다.

야당은 지금이라도 당장 국회로 들어가야 한다. 안방 내주듯이 여당에 국회를 다 내주고 한가하게 '차기 대통령론'이나 입질할 때가 아니다.

인국공 사태에도 한가하게 SNS에 글이나 올려 개별적인 '이미지 정치'를 할게 아니라 청년들의 분노를 정치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싸워도 국회에서 싸워야 하고 차기 대통령감도 이런 투쟁을 통해 배출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는 최근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53%로 여전히 높다.

부정평가는 42%이지만 미래통합당에 대한 지지도는 28%에 불과하다(리얼미터 26일자 조사 참조)

여야의 국회 원구성 협상이 결렬된 이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미래통합당이 총선에서 얻은 41%라도 회복하고 싶으면 당장 산책을 멈추고 국회로 들어가야 한다.

국회 밖에서 외치는 소리는 넋두리 밖에 안되지만 국회 안에서 외치는 소리는 아우성이 되어 국민들이 들을 것이다.

'여당이 밉지만 야당은 한심하다'라는 소리를 더 이상 듣기 싫다면 야당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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