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노조 "이상직 부녀 고발" 근로자대표 "지분 헌납 환영" 노노갈등까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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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 탈루·업무방해·업무상 횡령 및 배임 의혹 등으로 다음 주 중 고발 예정
"이상직 의원 때문에 M&A 더 어려워져"…"책임 묻기 위한 투쟁에 전력을 다할 것"
근로자대표, 회사 살리는 게 우선…제주항공, 인수여부 밝히지 않으면 파산 가능성 커

(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이 좀처럼 안갯속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다.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포기하고 회사에 헌납한다고 선언한 것에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발 빼려는 꼼수"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노 갈등도 치닫는 모양새다. 근로자대표는 "대주주의 결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조종사 노조는 이번 주 내로 이 의원과 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30일 "이 의원이 직책 없이 회사 경영에 관여했고 아들과 딸에게 지분 증여를 위해 이스타홀딩스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며 "증여세 탈루, 업무방해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의혹 등으로 이르면 다음 주 중 고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이삼 조종사 노조 위원장은 "이 의원은 모든 책임을 피하고자 이스타항공에 주식을 던져 놓고 갔을 뿐"이라며 "주식 헌납은 책임 회피였고 본인 사과는커녕 자화자찬하는 내용만 들어있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하려고 했으면 최소한 자리에는 본인이 직접 나와야 하지 않았냐"고 꼬집었다.

노조 측은 전날에도 "이 의원은 불투명한 자금 조달, 매각 차익 등에 대한 의혹이 일자, 매각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해명하다 갑자기 오너 일가의 지분 반납을 선언한 것도 석연치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실효성도 없는 지분 헌납을 통해 이를 무마하려 한다는 의심도 제기된다.

이 의원의 갑작스러운 지분 헌납에 제주항공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것도 조종사 노조는 못마땅한 상태다.

제주항공 측은 전날 "당사자 간 어떠한 합의도 없이 진행된 일방적인 행보"라면서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대주주의 지분 헌납과 M&A 성사는 별개의 것"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조종사 노조는 안 그래도 교착상태에 빠진 M&A를 이 의원이 더 망쳐놨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매각 주체가 바뀌면 계약 주체가 바뀌기 때문에 (제주항공은) 지금 계약을 원점에서 검토하게 됐다"며 "주식 헌납도 제주항공이 아닌 이스타항공 쪽에 던지는 바람에 더 골머리가 아파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7년 동안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는 사람(이 의원)을 대신해 경영진이 (입장을) 대변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되고 이스타항공도 이 의원과 한 몸이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라며 "그 한 몸인 회사에 이 의원이 주식을 던졌으니 결국 어떤 변화도 없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조종사 노조는 "이 의원의 책임을 묻기 위한 투쟁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면서도 횡령과 배임 외에 이 대표의 오피스텔 실거주 의혹과 관련한 편법 증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재산 허위신고) 등과 관련한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에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근로자대표는 사측의 입장과 함께하고 있어 노노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근로자대표는 못마땅하더라도 무엇보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노사가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의원 일가의 지분 헌납에 환영한 것도, M&A 성사 뒤 창업주가 경영에 간섭할 여지가 줄어들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 오너 일가의 지분 포기에도 제주항공은 "상황 파악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만 있어 M&A 성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노사, 또 노노간 갈등도 치닫고 있는 것도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사실상 포기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항공 업황 회복 시점마저 요원한데, 자본 투입이 필요한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간 자칫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줄 있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제주항공이 이달 중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면, 이스타항공은 그대로 파산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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