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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문 대통령에 직공…남북관계 최후 안전핀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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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담화, 문대통령 겨냥해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 늘어놨다"
3월 김정은 친서에서 '변함없는 신뢰' 표명한 것에서 180도 표변
남북관계 '마지막 보루' 지도자 간 개인적 친분도 파탄 위기

김여정 북한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북한이 한동안 자제해온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과 비방을 재개함에 따라 남북관계의 파탄을 막을 최후 버팀목마저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17일 '철면피한 감언리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문 대통령을 맹렬히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 모두 발언과 6.15선언 20주년 영상메시지를 거론하며 "한마디로 맹물 먹고 속이 얹힌 소리 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색은 '대통령'의 연설이지만 민족 앞에 지닌 책무와 의지, 현 사태 수습의 방향과 대책이란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고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남조선당국자의 연설을 듣자니 저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A4용지 5장 분량으로 이례적으로 장문인 이번 담화는 '뻔뻔함과 추악함' '요사스러운 말장난' '비열하고 간특한 발상' 등의 거칠고 원색적인 비난으로 점철됐다. 김 제1부부장 스스로 '말폭탄'을 터뜨렸다고 인정했을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 담화.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이날 담화는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을 뿐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3월3일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담화를 통해 강경 노선으로 표변할 때에만 해도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삼갔다.

그는 당시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했던 지난 4일 담화에서도 '남조선당국자들'이란 복수 형태를 표적으로 삼음으로써 문 대통령은 피해갔다.

하지만 이번 담화는 '남조선당국자'를 14번이나 언급하고 청와대 회의 주재 등의 사실을 거론했을 뿐 아니라 아예 '대통령의 연설'이라고 적시하며 문 대통령을 정면 공격했다.

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2시 50분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사진=뉴스1 제공)

 

이는 남북관계가 하루가 멀다하고 악화일로를 치닫는 가운데 그나마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최고 지도자 간의 개인적 친분마저 파탄 위기에 빠진 것이다.

물론 아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입을 열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관계 전환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복심'인 김 제1부부장의 초강경 태도로 볼 때 전망은 비관적이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던 북한이 오늘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지역에 군부대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힌 17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장병들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4일에만 해도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방역 관련, "코로나19를 반드시 극복하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재확인한 바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을 맹비난한 지 불과 하루 뒤의 일이다.

북측의 이런 혼란스러운 태세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현재로선 파악이 어렵지만, 어찌됐든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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