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이 따로 없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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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초중고 모든 학교 등교 수업 개시
방역에 일반·원격 수업까지‥하루가 모자란 교사들
연이은 중간‧기말고사‥학교재량에만 맡기는 교육당국

급식을 마친 학생에게 손 세정제를 뿌려주고 있는 교사.(사진=이준석 기자/자료사진)

 

8일 초등 5, 6학년, 중등 1학년의 등교를 마지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모든 초중고교의 등교수업이 재개되면서, 학교는 요즘 어느 때보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방역뿐 아니라 일반수업과 원격수업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고, 시험 준비까지 겹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 방역에 일반·원격 수업까지‥하루가 모자란 교사들

경기도 수원의 한 고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A 교사.

그의 하루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등교하기 전 온라인으로 보내온 건강진단 상태 내용들을 일일이 확인한다. 설문을 제출하지 않은 학생이 있으면 학부모나 학생에게 연락해 설문 등록을 독려해야 하고, 혹시라도 고열 등 의심 증상이 있는 학생은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을 안내해야 한다.

오전 8시가 되면 체온계를 가지고 교문으로 나가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는다. 거리두기 속 체온을 체크하고, 기침, 설사 등 코로나19 유사증상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묻고 확인한다.

교육부가 수도권 고등학교의 등교인원을 3분의2로 제한함에 따라 이 학교는 격주로 등교를 하고 있어, 온오프라인 수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7교시 가운데 3~5시간의 수업을 해야 하는 A교사는 수업이 없는 중간에도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지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수업이 끝나더라도 교실 방역까지 마쳐야 비로소 퇴근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퇴근후에도 재택 근무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미뤄져온 시험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한 달여 간격으로 잡히면서 시험에 쫓기기는 학생과 교사가 마찬가지다.

A씨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방역, 학생 관리, 시험 준비까지 혼자 다 하느라 교사 생활 10년 만에 이런 적은 없는 거 같다"며 "하루 24시간, 밤낮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 연이은 중간‧기말고사‥학교재량에만 맡기는 교육당국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는 지난 3월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지적하며, 1학기 1차 시험(중간고사)을 없애고 수행평가로 대체할 것을 경기도교육청에 건의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은 수행평가 반영 비율, 중간고사 미시행 시 학사 일정 등에 대한 세부지침 없이 모든 것을 학교 재량에 맡긴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들은 교사들의 업무 과중과 평가의 실효성 등을 생각하면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아야겠지만, 그렇다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두 만족할만한 또다른 평가 방식을 제안하기도 쉽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별수 없이 대부분의 학교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우려해 힘에 부치더라도 본래 해왔던 대로 중간고사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개학이 5차례나 연기되면서 5월 중에 실시해야 할 중간고사가 6월 중순으로 미뤄졌고, 한 달 뒤에는 곧바로 기말고사를 치러야 한다는 것. 교사들은 중간고사가 끝나면 기말고사 문제 출제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교육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학사일정을 일률적으로 학교재량에만 맡겨놓으면서 학교 구성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평택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을 경우 수행평가를 몇 퍼센트 반영한다던지 하는 세부 지침이 있으면 이번 학기만이라도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중간고사와 수행평가 모두 입시와 직결돼 있어 학교에서 알아서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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