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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피해자 "다짜고짜 어깨빵에 주먹질..약 없이 못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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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대낮에 서울역 한복판에서 '묻지마 폭행'
주먹으로 왼쪽 광대뼈 가격, 잠깐 기절까지..
CCTV 문제로 수사 미진? 이미 용의자 특정
계획범죄일까 우려... 빨리 잡아 재발 막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 000 (익명)


어제 하루 종일 뜨거웠던 사회 이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서울역 묻지마 폭행사건. 며칠 전 대낮에 서울역 한복판에서 묻지마 폭행이 벌어진 건데요. 지금 이 피해자는 광대뼈가 함몰되고 눈가가 찢어져서 큰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일주일째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실마리도 못 잡은 상태라는데 이 기막힌 백주대낮의 폭행 사건. 피해자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나와 계십니까?

◆ 피해자> 네,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병원에서 수술을 앞두고 계신다고요?

◆ 피해자> 네, 이제 광대뼈가 심하게 함몰되고 박살이 나서 곧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 김현정>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인데도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우선 감사드리고요.

◆ 피해자> 네.

◇ 김현정> 조금 힘드시겠지만 사건 당시로 좀 돌아가보겠습니다. 26일 오후 1시 50분, 그러니까 낮 1시 50분경의 일이에요.

◆ 피해자> 네, 백주대낮에 일어난 일이죠.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이 벌어진 서울역 15번 출구 주변.

 



◇ 김현정> 저희가 지금 유튜브와 레인보우 앱을 통해서 사진을 보여드리고 있는데 굉장히 공개된 장소, 넓은 장소네요?

◆ 피해자> 네, 그렇죠. 공항철도에서 내려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쪽이거든요. 15번 출구와 연결돼 있는 공간이라 숨겨져 있는 공간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데 거기를 걸어가고 계시다가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 피해자> 일단은 공항철도에서 내려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베스킨라빈스 앞쪽에서 제가 택시를 부르려고 잠깐 핸드폰을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모르는 남자가 제 오른쪽 어깨를 의도적으로 굉장히 세게 치면서. 욕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역에서 우르르 지나갈 때 있잖아요.

◆ 피해자> 그런 게 아니었어요. 만약에 제가 그 행인들이 많은데 제가 남들의 동선을 방해한 상황이었으면 그 남자가 저를 치면서 욕을 하고 갔어도 제가 참았을 거예요. 그런데 전혀 그런 곳이 아니었어요.

◇ 김현정> 의도적으로 와서 어깨를 심하게 부딪치면서 심한 욕설을 퍼부었군요.

◆ 피해자> 네, 그렇죠. 그러고 나서 제가 너무 무섭고 놀라서 지금 뭐라고 했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니까 또 욕을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주먹을 날려서 제 왼쪽 광대뼈를 가격을 했고 저는 그때 안경을 쓰고 있어서 깊은 흉터가 지는 외상이 남게 됐고요. 그렇게 주먹으로 세게 맞아서 제가 한 2m정도 날아가서 기절을 잠깐 했어요. 그래서 정신을 차려서 또 소리를 지르니까 한 대 더 치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때린 다음에 바로 도망간 게 아니라 피해자가 정신 차리고 일어났을 때도 거기 서있었어요?

◆ 피해자> 그렇죠. 그래서 제가 소리를 지르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이러니까 저를 한 대 더 치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굴하지 않고 계속 소리를 지르고 하니까 이제 정신이 들었는지 15번 출구 쪽으로 해서 도주를 하더라고요. 제가 쫓아갔어요. 도주하는 범인을.

◇ 김현정> 그 상황에서 그 몸으로 쫓아가신 거예요? 다친 몸으로?

◆ 피해자> 네, 일단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쫓아갔고. 이제 (서울역) 서부역 (방향) 모범택시 정류소 지나서 도주를 하더라고요. 오른쪽 대각선 쪽으로.

◇ 김현정> 거기까지가 쫓아간 거고 그 후는 놓치신 거군요.

◆ 피해자> 네, 놓쳤어요.

 



◇ 김현정> 지금 이 사건이 그러니까 몇 분 동안 벌어진 일을 묘사해 주신 걸까요?

◆ 피해자> 일단은 제가 경찰에 신고한 게 53분, 1시 53분이었으니까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니까 1시 49분, 50분경 발생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 김현정> 길게 잡아야 5분 안에 번개같이 벌어진 일이군요.

◆ 피해자> 그렇죠. 너무 번개같이 벌어져서 사실 저도 그 맞았던 순간이 목격자 분들이 그게 딱 소리가 울려퍼질 정도로 세게 맞았다고 하셨는데 저는 사실 맞은 장본인이니까 그 순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 김현정> 이 끔찍한 묻지마 폭행의 가해자를 잡아야 할 텐데 지금 이쪽을 담당하고 있는 분들이 경찰청 소속 경찰은 아니고 철도경찰 소관이더라고요. 그쪽 얘기를 들어보니까 ‘결정적인 단서가 될 CCTV가 그 지역은 비추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수사가 쉽지 않다’는 이런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 피해자> 네. 경찰분들께서도 힘써서 수사해 주시는 건 알고 있지만 제가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은 사실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 명확히 있고, 목격자 진술도 확보해 놓은 상태고 제가 용의자의 얼굴 똑바로 쳐다봤기 때문에 인상착의도 확실했고, 사건이 발생한 당일에 경찰 분들이랑 같이 CCTV로 다른 앵글에서 찍은 범인의 CCTV 화면을 보면서 이제 인상착의 확인까지 했고.

◇ 김현정> 다른 데를 비추는 CCTV 속에서 용의자 특정하셨어요?

◆ 피해자> 네, 했어요. 그런데 경찰이 폭행을 당한 곳이 CCTV 사각지대라고 했고 폭행한 장면이 없기 때문에 그 가해자가 잡혔을 경우에 자기는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거나 저 여자도 나를 때렸다라고 쌍방폭행을 주장을 하면 목격자의 진술이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제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걱정이 되죠, 당연히. 왜 그곳에 CCTV가 없어서 이렇게 제가 마음 졸이면서 살아야 될지 그게 좀 굉장히 억울하고 슬픕니다.

◇ 김현정> 수사가 진행 중이니까 아직 포기할 때는 아닌 것 같고 반드시 잡아서 대체 왜 그랬는지 묻고 사과도 받아내고 합당한 처벌도 내려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전국 방송을 통해서 공개수배를 한번 해 보죠. 용의자 인상착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시다고 하셨어요. 조금만 자세하게 좀 묘사를 해 주시겠습니까?

◆ 피해자> 일단은 나이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30대 초중반 정도 되는 남성이고요. 키는 178에서 180정도 되고. 얼굴은 조금 하얀 편이었고 쌍꺼풀이 있었고요. 그리고 당시 인상착의는 그냥 깔끔한 흰색 면 티셔츠에 베이지 면바지를 입고 있었고. 머리는 꼬불꼬불 파마는 아니지만 살짝 웨이브. 왁스로 살짝 만진듯한 그런 웨이브 펌이었어요. 덩치는 좀 있고.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그냥 평범한 30대 남성이어서 더 참담한 기분과 무서움을 느낍니다.

◇ 김현정> 백팩을 메고 있었다든지 그런 것도 아니고요.

◆ 피해자> 그래서 더 이상한 게 서울역에 오면 보통 목적이 있어서 들어오거나 열차를 탄다거나 상점에서 뭔가를 결제를 한다거나 목적이 있어서 들어오잖아요. 그런데 그 범인은 이상하게 열차를 타거나 상점에서 카드를 결제한 내역이 없다고 들었고요. 가방을 들고 있거나 하지도 않았거든요.

◇ 김현정> 카드를 전혀 쓰지도 않고 기차표를 끊은 것도 아니고 가방 같은 걸 메고 있지도 않았고. 그러면 이거는 추정입니다마는 ‘CCTV 사각지대가 그쪽에 있다는 걸 알고 뭔가 피해자를 노렸을 가능성, 이럴 가능성도 있다’고 보세요?

지난 26일 오후 서울역에서 발생한 묻지마 폭행 사건으로 광대뼈가 함몰되고 눈가가 찢어지는 상해를 입은 피해자의 모습. (사진=KBS뉴스 캡처)

 



◆ 피해자> 네, 저도 그런 가능성을 생각을 안 한 게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이제 의도적으로 다가와서 어깨를 부딪치면 기다렸다는 듯이 욕을 하고 가격을 했다는 것 자체가 그리고 하필이면 CCTV 사각지대가 있는 곳에서 그랬다는 게 지금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그래서 ‘더 불안한 거고 꼭 잡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 피해자> 다시는 서울역에서 특히 대낮에 이런 약자를 타깃으로 한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되고요. 그런 생각에서 제가 더 공론화를 시키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빨리 수사를 해서 범인을 잡아야 될 것 같습니다. 그 하나 염려되는 건 지금 인터뷰하시는 거 굉장히 당찬 목소리로 담담하게 하고 계십니다마는 트라우마라든지 이런 거 시달리지는 않으세요?

◆ 피해자> 당연히 트라우마 시달리죠. 저는 지금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이 없으면 밤에 가슴이 너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서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굉장히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되고 안 되고 저의 사건을 계기로 경찰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고 이런 일들의 사건이 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얼른 쾌차하시고 범인을 잡았다는 소식 저희 기다리고 들어오는 대로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피해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일명 서울역 묻지마 폭행사건의 피해 당사자입니다. 익명으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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