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신입생이 온다]'페미 청년' 장경태? "제겐 과분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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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릴레이 인터뷰⑤]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대문을 장경태 당선인
"지역에서 청년 정치인은 주류는 커녕 비주류 축에도 못 껴"
"당원의 생각과 배치되는 건 소신 발언 아냐"
"페미니스트라고 욕 먹고 싶지 않아…여성운동 하시는 분들께 죄송"
"정치권이 20대 남자와 여자를 갈라쳐서 이용"
"가장 재밌게 읽은 페미니즘 책은 '섹스북'…성(性) 역할 허구라는 걸 일깨워"

※ 21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은 151명. 전체 의석수의 절반을 넘은 만큼 입김도 세졌다. 여야 정치권 모두 '일하는 21대 국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초선 당선인들의 역할에도 남다른 관심이 모아진다. 이들이 기성 정치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조금은 거칠지만 그래서 솔직한 초선 '뉴비(newbie)'들의 거침없는 포부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초선 릴레이 인터뷰①]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이수진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②] 더불어민주당(시민당 출신) 비례대표 전용기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③]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황운하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④] 미래통합당 부산 남구갑 박수영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⑤]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대문을 장경태 당선인
(계속)
더불어민주당에서 15년을 당원으로 활동한 끝에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은 장경태 당선인.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과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위원 등을 거치며 '여의도 문법'에 물들었다는 세간의 평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민주당에서 명실상부한 가장 성공한 청년 정치인으로 꼽힌다.

장 당선인은 지난 공천에서는 '미투 논란'에 컷오프된 3선의 민병두 의원의 지역구에 도전했다. 그는 공천 뒤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민 의원과의 단일화 과정을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으며 "중앙 정치에서 청년이 크게 배려 받거나 주목받는 위치는 아니지 않느냐. 지역에서 청년 정치인은 주류는커녕 비주류 축에도 못 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장 당선인이 꿈꾸는 정치의 중심엔 역시 '청년'이 있다. 그는 "청년들을 동등한 출발선에 세워주는 걸 보장하는 게 정부와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개천용 정치'의 실현 방법으로는 "사회 출발 자산을 도입하는 것이다. 작게는 청년 수당일 수도 있고 크게는 사회 진출을 보장하는 사회적 안전망을 만드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예를 들어 청년이 창업할 경우, 부모님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서 하는 것과 빚 내서 창업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실패라도 했을 땐 후자가 후폭풍이 훨씬 더 크지 않느냐"고 말했다.

페미니즘과 젠더 정책도 그의 정치에서 빠질 수 없다. 누나만 3명이라서 자연스럽게 여성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독일의 청소년용 성(性) 사회학 책인 귄터 아멘트의 '섹스북'을 가장 재밌게 읽은 페미니즘 도서로 추천하기도 했다.

장 당선인은 민주당 청년위원장 시절 "(20대가) 성인지 감수성에 기초한 사고를 하기까지 성숙해가고 발달하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그에 대한 설명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야권에선 "청년들이 사회 미숙아라서 사회 경험이 쌓이면 젠더 감수성이 형성돼 민주당을 지지할 거라고 말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일부 20대 남성들로부터는 "페미니스트"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 당선인은 "페미니스트 청년이라고 공격받긴 했는데, 저에겐 과분한 욕"이라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당연히 성 평등 사회지, 성 불평등 사회를 지향할 순 없지 않느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당선인. (사진=노컷v 유튜브 영상 캡처)

 

다음은 장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왜 처음에 당원에 가입해 정치에 뛰어들게 됐나.
=돈이 없어서 학교 다닐 등록금이 없었을 때 대학생이 아닌 알바생으로 살았다. 세시간 수업 듣고 알바를 하다 보니, 알바 하기 위해 대학을 가는 건지 대학교 다니다 알바하는 건지 모르겠더라. 공부하는 시간만큼은 국가가 보호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회, 반값등록금 운동을 하면서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곳은 정치라고 생각하게 됐다.

-15년 동안 헌신했는데, 지난 총선에서 전략공천 기대 안 해봤나. 공천 과정이 꽤 험난했다.
=당에서 배려받고자 했다면 비례 신청했을 것 같다. 청년 대표자로, 좀더 유리할 수 있었지만, 어쨌든 동대문은 제게 서울 생활을 시작한 곳이고, 20대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이다.

-지난 총선에서 막말 논란이 유독 잦았던 것 같다. 민주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저흰 어쨌든 시스템 공천을 하지 않았나. 그런 부분(막말)이 있거나, 있었거나, 있을 가능성이 높거나, 문제될 것 같으면 사전에 거의 차단했다. 공천 결과에 불복해서 완주한 건 하나도 없다. 미투나 여러 사건들에서 당은 무관용 원칙을 지켰다.

-이번엔 다른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텐데, 21대 국회의 첫 화두로 여성의원 30% 할당제가 나왔다. 어떻게 생각하나.
=평균 당선률보다 여성의 당선률이 높았단 점에서 이미 여성과 청년 후보를 자신있게 공천해도 된다고 얘기했다. 상임위원장 30% 할당제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성평등 기본법에 따르면 모든 정부조직의 위원은 한쪽 성(性)이 60%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확실히 젠더 이슈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제일 재밌게 읽은 페미니즘 책 한 권 소개해달라.
=섹스북(귄터 아멘트 지음). 나쁜 책 아니다. 기존의 성 역할은 허구고, 단순한 생물학적인 기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성 역할은 사회적 기능이라는 걸 일깨워준 책이다.

-일독 권하는 거냐.
=아니다. 저는 페미니스트라고 욕먹고 싶지 않다(웃음). 작년 초에 문재인 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잘 실현하고 있고 더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더니, '페미 청년'이라고 공격받은 적이 있다. 저에겐 과분한 욕이다. 제가 페미니스트라고 하기엔 여성운동 하시는 분들께 죄송하다.

-그때 즈음부터 이래저래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남자' 이탈 여부에 대해 논박이 있었다.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20대 자체가 지금 어려운 상황 아닌가. 성별을 떠나 모두 힘든 상황 속에 있는데, 정치권이 20대 남자와 여자를 갈라쳐서 이용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이제 의원이 된 만큼 다음 공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주류 지지자들 입장과 다른 입장을 낸 의원님들의 공천, 선거 결과가 좋지 않기도 한데, 계속 소신발언 할 자신 있는지.
=모병제 문제에 대해서도 그렇고, 확대간부회의 등에서 나름 소신껏 말해왔다. 당론, 당심, 민심을 구분해야 한다. 당론과 배치되는 의견은 충분히 낼 수 있지만, 당원의 생각과 배치되는 걸 소신발언이라고 할 순 없을 것 같다.

-180석 슈퍼 여당이라고 하는데, 헌정 사상 이랬던 적이 한 번도 없어. 21대 가장 기대되는 부분과 우려되는 점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딱 두 가지를 명령했다.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과 촛불개혁 완성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약속했는데 그렇게 못했던 원인이 대부분 국회에 있었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국회를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려가 되는 건 혹시라도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복할까봐다. 당시 실패한 까닭은 개혁 과제가 좌초되서라고 본다. 그때도 국민들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거라 기대했지만, 열린우리당은 온건파-급진파 프레임 싸움에, 개혁 입법 과제도 좌초시키면서 국민들은 '너희도 기득권 되더니 똑같아졌구나'라고 인식했다. 이번엔 국민들이 미래통합당을 상대로 회초리 들었는데, 저희가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언제든지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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