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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방역 전환 이틀 만에…수도권 집단감염 될까 당국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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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용인 66번 환자' 확진된 이후 14명 줄줄이 추가감염
보폭 큰 이동거리, 클럽, 발병 초기에 마스크 벗기 등 맞물린 결과
중대본, 0시 기준 발표하는 통계보다 앞서 공개하며 '단속' 나서
킹클럽·트렁크클럽·클럽퀸 등 이태원 클럽 3곳 방문객만 1500여명
성남의료원, 군부대 등에서 관련 확진자 발견되며 'N차 감염' 우려↑
'확진자 조기발견'이 최선…"동선 겹치는 접촉자 즉시 신고, 검사해야"
정부, 8일 오후 8시부터 6월 7일까지 전국 유흥시설 '운영 자제' 권고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킹클럽의 8일 모습.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용인 확진자'가 지난 2일 새벽 방문한 이태원 클럽에서 접촉자로 추정되는 종업원이 73명, 출입명부를 통해 확인한 클럽 방문자는 1500명이라고 8일 밝혔다. (사진=이한형 기자)

 

40여일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치고 '생활방역'(생활 속 거리두기)으로 이행한 지 이틀 만에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방역당국은 초비상이 걸렸다.

이른바 '용인 확진자'(용인 66번 환자)로 인해 '2차 감염'된 인원이 14명에 달할 뿐 아니라, 발병 이후 접촉한 인원규모와 장소 등을 고려할 때 확진규모가 확산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8일 '용인 확진자'와 관련해 총 14명이 확진됐으며, 이 중 12명이 이태원 클럽 방문객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은 해당 확진자와 클럽에 동행한 지인, 직장동료로 파악됐다.

경기 용인시 거주자로 지난 7일 확진된 이 20대 남성은 전파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지역사회 감염자'다. 사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확진자는 그 전에도 5% 안팎의 비율로 산발적으로 발생했지만, 문제는 이 '용인 확진자'가 방역당국이 꼽아온 감염 '위험조건'을 두루 충족했다는 데 있다.

해당 확진자는 3차 '사회적 거리두기' 막바지였던 지난달 30일 '황금연휴'가 시작되자마자 지인들과 서울 송파, 경기도 가평, 강원도 춘천·홍천 등으로 여행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가급적'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은 외출과 여행을 삼가고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해줄 것을 권고했던 방역당국의 지침과 처음부터 어긋난 대목이다.

무엇보다 추가전파의 '뇌관'이 된 것은 지난 2일 새벽 잇따라 방문한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들이다. 클럽은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며 교회 등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등과 함께 한때 '운영 중단'까지 권고했던 '고위험시설'이다.

시설 특성상, 실내의 밀폐공간에서 '불특정 다수'가 밀집해 모이며, 밀접접촉이 이뤄질 뿐 아니라 침방울(비말)을 통한 감염 전파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생활방역 지침으로 제시한 △최소 1~2미터의 거리두기 △매일 주기적으로 환기·소독하기 등이 현실적으로 가장 준수되기 어려운 사업장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퀸클럽의 8일 모습.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용인 확진자'가 지난 2일 새벽 방문한 이태원 클럽에서 접촉자로 추정되는 종업원이 73명, 출입명부를 통해 확인한 클럽 방문자는 1500명이라고 8일 밝혔다. (사진=이한형 기자)

 

아울러 클럽을 방문할 당시 '용인 확진자'의 상태도 감염 확산을 거드는 데 한몫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용인 확진자'는 클럽 밖에서 줄을 서 대기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클럽 입장 이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에는 꼭 마스크를 써달라는 방역수칙을 어긴 셈이다.

'발병 초기' 클럽에 머물렀다는 것도 악조건이 됐다. 이 확진자는 새벽에 클럽을 다녀간 당일부터 고열, 설사 등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세가 나타나기 전인 '무증상 시기' 또는 기침, 발열 등 증상이 조금씩 드러나는 '발병 초기'에 가장 전파력이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방대본 정은경 본부장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용인 확진자의) 바이러스 검사를 해본 결과, 바이러스 양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 환자가 2일부터 발병했고 발병 초기에 가장 전염력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클럽 방문자들 중에는 군인과 의료기관 종사자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N차 감염'의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전날 사이버사령부 근무지원중대 소속 하사와 육군본부 직할 중앙보충대대 소속 장교 등 2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용인 확진자'와 이태원 클럽의 동선이 겹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성남시의료원 마취과에서 근무하는 20대 남성도 관련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향후 역학조사에 따라 이태원 클럽발(發) 추가 확진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대한 많은 접촉자들을 조기에 찾아 진단검사를 하고 격리조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고 '단속'에 나섰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보통 당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통계를 발표하던 원칙을 깨고, 8일 0시 '이후' 용인 확진자와 관련돼 추가확진된 인원을 긴급히 공개한 것이다. 이어 '용인 확진자'가 방문한 클럽명과 시간을 상세히 거론하며, 같은 시간에 해당업소들을 방문한 이들은 반드시 외출을 삼가고 몸 상태를 점검해줄 것을 당부했다.

중대본 김강립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토요일(2일) 새벽에 용산구 이태원 소재 킹클럽을 0시부터 3시 30분까지, 트렁크클럽을 1시~1시 40분까지, 클럽퀸을 3시 30분~50분까지 방문했거나 이와 동선이 유사할 경우 절대로 외출하지 마시고 집에 머물며 증상을 관찰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 역시 "확진자의 동선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2일 새벽 0~4시 사이 3개 업소가 아니더라도 이태원에 있는 클럽이나 유흥시설을 방문하신 분 중 의심증상이 있으신 경우엔 관할보건소 또는 1339를 통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권고했다.

중대본이 해당 클럽들의 출입명부를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당일 세 클럽에 방문한 인원은 1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소들에서 일하는 종업원들도 73명이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특정됐다.

정부는 전날 서울, 경기 등 관련 지자체들과 긴급회의를 가진 뒤 당일 오후 8시부터 오는 6월 7일까지 한달간 전국 클럽, 감성주점 등 유흥시설 일체에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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