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4일 "특검법 처리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처럼 법리 해석과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는 현안을 현명하게 처리하기 위해선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특검 추진과 임명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한 치 기울어짐 없이 이뤄졌다고 국민 대다수가 납득하실지, 여야가 타협안을 토론하고 협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수사를 하는 쪽과 받는 쪽이 모두 공평하다고 수긍할 수 있는 법의 틀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는 지금보다 한층 심한 불신과 증오가 자라날 위험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행은 "외교와 안보, 치안과 행정, 경제와있게 굴러가도, 이 모든 분야를 하나로 묶어주는 핵심축은 정치이고, 정치의 본령은 이견을 조정해 국민을 통합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가 그 역할을 해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감히 우원식 국회의장님을 중심으로 우리 국회가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 해법을 마련해주실 것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해주실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며 "그것이 제가 오랜 세월 대한민국 공직자로 일하면서 몸소 보고 존경하게 된 한국 정치의 힘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주요국과 글로벌 신용평가사 등을 대상으로 우리의 경제 상황과 정책 방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한국의 대외신인도 관리 등을 위한 경제외교 활동에 전념할 '국제금융협력대사'가 임명되며, 조만간 '국제투자협력대사'도 임명될 예정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행은 "정부는 안정된 국정 운영, 그중에서도 경제를 지키는 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소비심리와 매수심리, 기업의 투자심리가 필요 이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경제 외적인 원인에서 오는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수지 흑자 등 '수출 전선'이 아직 견고하지만, 최근 환율 상승과 중국발 공급 과잉,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리스크 확대 등 위험 요소를 지적하며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에 현장 애로를 즉시 해결과 '통상 불확실성 최소화'에 만전을 기해달라고도 당부했다.
한 대행은 국무위원들을 향해 "반도체특별법, 인공지능기본법, 전력망특별법 등 기업투자와 직결되는 법안들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조하시는 데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며 "상법 개정안 등 기업이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법안들과 관련해 합리적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재정, 세제, 규제 혁신 등 정부의 정책 수단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동원해야 한다"며 "내년도 예산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재정 당국은 필요시 추가 대책도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날 세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는 것과 관련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여야 협치가 긍정적으로 발휘된 좋은 사례"라며 노란우산공제 소득공제 한도 상향, R&D와 통합 투자세액공제 기한 연장, 금융투자소득세 전면 폐지, 가상자산 과세 시행 2년 유예 등을 예시로 언급했다.
한 대행은 성탄절을 하루 앞둔 이날 "종교나 살림 형편과 무관하게 국민 대다수가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며 편안하고 충만한 시간을 보내셔야 할 시기지만, 올해는 정치적 상황도 어렵고 대내외적 불확실성도 커져서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마음 아프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안정된 국정운영을 제 긴 공직 생활의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정부를 믿고, 평소처럼 소비도 하시고 가족과 지인도 다독이며 일상을 영위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겨울 국지성 폭설과 습설로 인한 피해 우려를 거론하며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에 "지자체‧유관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해 겨울철 재해 취약지역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폭설과 한파, 화재 등에 빈틈없이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