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이용수 할머니 말씀, 악용되지 않길"…의혹엔 정면 반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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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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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더 이상 수요집회 참석 않겠다"
기금 운용·한일 합의 관련 의혹 제기하며 관련 단체들 '비판'
정의연, 영수증 공개…"정기적인 회계감사 통해 검증 받아"
"한일 합의 10억엔 거부한 할머니들께 여성인권상금 1억원 전달"
윤 전 이사장 국회 입성 향한 이 할머니 비판에는 "깊게 새겨야 할 부분"
시민사회단체 일각 "자정할 부분은 자정해야"

(사진=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생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한 데 대해 정의연이 8일 공식 입장을 내고 불투명한 기금 운용 등의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의연은 이날 오후 블로그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 운동가로 30년을 살아오신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30년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무수히 많은 국내외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 온 운동의 역사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에 잘못 전달됐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에서 30년 가까이 활동을 이어온 이 할머니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소외돼 왔다"며 "수요집회도 없애야 한다. 다음 주부터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먼저, 계좌 이체증과 국세청 홈택스에 공시된 회계 자료 등을 제시하며 기금을 불투명하게 운용했다는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통해 검증받고 이를 공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의연은 "(2015년 한일 합의에 따라)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왔을 때도 위안부 피해자들은 몰랐다. 내가 알았다면 돌려보냈을 것"이라는 이 할머니의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정의연은 "당시 일본 정부가 건넨 10억엔 수령에 반대한 이용수 할머니 등 피해자 8명에게 2017년 하반기에 진행한 백만 시민모금 기금으로 개인당 1억원을 여성 인권 상금으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정의연의 전 이사장이자 21대 국회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당선인도 전날 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오늘(7일) 오전 할머니와 통화하는 와중에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져 있음을 알았다"고 지적했다.

위안부 할머니들 모르게 자신만 합의 내용을 사전에 알았다는 이 할머니의 주장과는 달리 "한일 합의 발표 당일, 할머니가 일찌감치 사무실로 오셔서 다 함께 티비를 틀어놓고 윤병세 장관의 발표를 봤고, 발표가 끝난 뒤 할머니와 기자회견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의 국회 입성을 두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지 어디를 가느냐"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데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고 깊게 새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오랜 시간 활동해왔던 피해자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가심에 마음 아팠을 이 할머니께서는 윤 전 대표에 대한 축하하는 마음과 함께 가족을 떠나보내는 서운함과 섭섭함을 느끼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당선인은 전날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할머니의 태도가 달라진 이유 중 하나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출마했다가 공천을 받지 못한 최모씨와의 만남을 꼽기도 했다. "최씨가 할머니를 찾아가 윤미향이 자신을 떨어뜨리고 비례대표가 됐다고 이야기했고, 이후 할머니가 전화를 걸어와 '너가 사리사욕 때문에 국회에 가는 거다'라고 말했다"는 주장이다.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자정할 부분은 자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더불어시민당 창당에서 발생한 문제, 여당이 위안부 문제 해결 법안으로 꼽은 '문희상 의장 안'에 상당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반발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윤 당선인의 국회 입성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윤 당선인이 시민사회 영역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이어온 뜻을 여권 의원으로서 '관철'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정의연과 함께 위안부 관련 활동을 이어온 시민단체들은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의연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요집회 등을 이어갈지 여부를 논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관련 입법활동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200살까지 살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씀하셨던 이용수 할머니의 당당함을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할머니의 말씀이 할머니의 마음과 달리 피해자들의 명예와 운동의 역사를 훼손하는 데 악용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앞으로도 많은 질책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새로운 미래의 길을 개척하는 정의연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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