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보건당국이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등교 이후 교내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높지는 않아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부가 오는 6일부터 '생활방역'(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빠르면 이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을 두고 내린 평가다. 지역감염 등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집단발병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4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지난달 20일 이후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감염사례가 (하루) 10명 미만으로 많이 감소했고, 기존에 감염경로를 모르는 사례 수도 많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어느 정도 지역사회 감염 위험도는 예전에 비해 상당히 낮아진 상태"라고 운을 뗐다.
실제로 이날 국내 신규환자는 8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고, 전파경로는 모두 국내 발생이 아닌 '해외유입'으로 파악됐다. 최근 2주간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경로가 규명되지 않은 확진자는 8명(6.3%)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 본부장은 "지속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감시를 강화할 필요는 있다"며 "등교개학 이후 학교의 집단발병에 대해선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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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은 실제 등교를 대비해 각 학교마다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발생했을 경우를 상정하고 모의훈련을 진행하고 관련지침을 마련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교내) 집단발병에 대비하기 위해 교육부와 방역당국이 감염 발생 시 조치하는 역학조사 및 관리지침을 마련하고, 모의훈련 등을 하는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예상되는 시나리오와 조치들에 대해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학생과 교사도 중요하지만, 일반 교직원과 급식 담당자 등 모든 학교 종사자들에 대한 발열감시, 교육, 검사조치 등 방역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렸고 지침에 반영토록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대학 입시' 등 현실적인 학사일정을 고려했을 때, 더 시일이 촉박한 '고3' 수험생부터 등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학년이 내려갈수록 개인방역 수칙 준수를 자율성에 맡기기 어렵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정 본부장은 "아무래도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에는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데 고학년 또는 중·고등학생보다는 어려운 면이 있다"며 "(다른) 위험도의 차이라기보다 준수율에서 차이가 조금은 있다 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등교개학을 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등교일에 대해 "아직까지는 이달 11일에 하든, 18일에 하든 그때까지도 (확진자) 발생상황을 계속 보면서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와 같은 추세가 유지된다고 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나 개인위생 수칙의 준수, 또 학사일정을 감안해 고3이 가장 먼저 등교개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오후 4시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등교 관련 세부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방대본은 "방역당국의 의견과 시·도 교육청의 의견, 각 지자체들의 의견과 교사, 학부모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쳤다"며 "저희는 발생위험에 대한 부분을 (주로) 제시해 협의하고 의사결정을 한 부분이기 때문에 교육부 발표 때 일괄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