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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인의사 "코로나 의심 교민, 병원가기 두려워요...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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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코로나 위기, 9.11보다 더한 전시상황
우리 교민 확진자는 물론 의심환자 상당수
영어 부담, 문화적응 문제로 검사 안받기도
美 의료체계 마비되면 10만 이상 사망할듯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장항준 (美뉴욕 내과의사)

“이러한 사망자 숫자를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아마 세계 1차 대전, 2차 대전 때나 봤을까? 이번 주에서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다.” 제 말이 아니고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말입니다. 지금 미국의 확진자 수는 3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전 세계 확진자가 120만명이니까 그중 4분의 1이 미국에서 나온 겁니다.

사망자는 현재 9000여 명인데요. 백악관에서는 사망자 수를 최소 10만 명, 최대 24만명까지 보고 있답니다. 이러니까 세계대전 얘기가 나오는 거죠. 미국에서도 가장 심각한 곳, 뉴욕을 오늘 한번 연결해 보죠. 뉴욕에 사시는 한인 내과전문의세요. 장항준 원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장 원장님, 안녕하세요.

◆ 장항준>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가족들은 다 안전하세요?

◆ 장항준> 네, 저희들은 안전하게 있습니다.

◇ 김현정> 다행입니다. 지금 미국 이민 가신 지는 얼마나 되신 거죠?

◆ 장항준> 올해로 22년 차 됩니다.

◇ 김현정> 22년. 제일 궁금한 거, 지금 미국 상황이 어떤 겁니까?

◆ 장항준> 저도 미국에 이민 온 지 22년 만에 정말 이런 상황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9·11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 김현정> 제가 지금 그 질문 드리려고 했는데 9·11 때 그러니까 현장에서, 뉴욕 상황을 목격하셨을 텐데 그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하다라는 말씀이세요?

◆ 장항준> 훨씬 더 하죠. 그때는 갑자기 9·11 테러 공격을 받아서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고 한 4000명이 하루 만에 사망을 했죠. 그러나 사회가 이런 식으로 마비가 되고 모든 소매상이 다 폐쇄가 되고 그리고 모든 주민들이 자택 대피령을 내린 것은 그때도 이렇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거의 전시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맨하튼의 명실상부 센트럴파크에 지금 미국 군대의 지원을 받은 야전병원 텐트가 병원이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큰 대학병원이 있는데 거기에는 시체 컨테이너, 시체를 보관할 냉동 컨테이너 트럭들이 한 10대 정도가 즐비해 있고요. 지금 연방 재난관리처죠? FEMA라고 하는데 거기서 시신 보관용 가방이 모자라서 미국 국방부에 10만개를 긴급 요청한 상태예요. 9·11 상태하고는 비교가 안 되죠. 그 당시에는 이러지는 않았거든요.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미국 뉴욕시 센트럴파크에 설치된 야전병원

 



◇ 김현정> 세상에 시신 보관용 가방이 모자라고 영안실이 부족해서 냉동트럭, 그러니까 컨테이너 그 트럭을 가져와서 거기에 시신을 쌓아두어야 되는 정도라고요?

◆ 장항준> 그렇죠. 그래서 시체가 썩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게 특수 컨테이너 트럭이래요. 그러니까 냉동 트럭이죠. 거기에다가 시체를 갖다 차곡차곡 쌓아놓는 거죠.

◇ 김현정> 9·11 때도 이러지는 않았다.

◆ 장항준> 네.

◇ 김현정> 병원은 그렇고, 그럼 일반인들의 일상도 다 정지입니까?

◆ 장항준> 그렇다고 볼 수가 있죠. 아주 필수적인 사회 유지 인력 외에는 모든 주민이 자택 자가격리에 들어갔고요. 대부분의 소매상이 문을 닫았어요. 식료품을 파는 마트는 지금도 열려 있지만 대부분의 소매상은 한인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비즈니스가 올 스톱 했다고 보시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교민들 상황은 어떤가요? 전체 확진자가 30만 명이 나왔다면 분명 우리 교민들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요?

◆ 장항준> 네, 교민들 중에서도 코로나에 확진된 사람들이 꽤 있고요. 그런데 제일 심각한 문제가 이게 문화적인 차이인지 모르지만 우리 교민들이 검사를 받으러 선뜻 나가지 않고 있다는 그런 인상을 받았어요.

◇ 김현정> 왜요?

◆ 장항준> 본인들이 검사를 하러 가려면 영어로 예약도 해야 되고 하는데 그거를 굉장히 겁내하고 제가 의외로 그걸 보면서 우리 교민들이 이러다가 완전히 당하는 게 아니냐 싶을 정도로, 미국에 가뜩이나 부족한 의료자원을 적극적으로 접근을 해야 되는데 지금 그러지 못하고 굉장히 소극 대응하면서. 제가 요즘에 원격 의료 진료를 하면서 여러 번 상담을 했는데 어떤 분은 제가 “검사받으러 가세요, 의심이 됩니다.” 안 가요. 병원에 가는 걸 싫어하고 무서워하고 “그냥 약만 좀 지어주세요.” 이런 분들이 굉장히 많아서 제가 상담하면서 굉장히 애로를 겪거든요.

제가 볼 때는 아무래도 확진이 나와야지만 치료의 방향이나 모든 게 바뀌는데 가는 거 자체를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는데, 대부분으로 한인들이 미국에 와서 비즈니스를 하고 돈을 잘 벌고 그러는데 문화적인 적응을 안 하신 분들이 많아요. 영어가 서툴고 그런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에요. 특히 40~50대 보면 비즈니스를 해도 한인들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그러다 보니까 미국 생활이 20년, 30년이 되지만 미국 국적을 가졌다 뿐이지 완전히 한국인이죠. 그래서 요즘 어떤 분들은 “한국 가는 게 편하겠다, 한국이 더 편하다.” 이런 말을 하는 분들도 있어요.

◇ 김현정>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네요. 그러니까 이 확진 검사라는 것은 한인 병원에 가서 못 하니까 미국의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야 하는데 그 자체를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이게 상당히 우려스럽다 이 말씀.

◆ 장항준> 굉장히 우려되죠. 이 점을 지금 아무도 몰라요. 저는 한인이 밀집한 플러싱에서 내과의사를 하니까 그런 애로사항을 알게 되죠. 특히 나이 60 넘어가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냥 걸려서 죽을련다.” 이래요. 자녀들이 데리고 가면 몰라도 안 가려고 그래요.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사진=유튜브 장항준 내과TV 캡쳐)

 



◇ 김현정> 사실은 제가 장 원장님하고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기사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우리 교민들 상황이 어떤지, 확진자는 몇 명인지, 하나도 없어서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 이유가 있군요.

◆ 장항준>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죠. 바로 이 문화적인 차이. 미국에 오랫동안 살았고 여기서 돈도 많이 벌었지만 문화 적응을 전혀 하지 않은. 그러니까 우리 민족이 보면 경제 적응도는 세계 1등인데 문화 적응도, 언어 적응도는 제가 볼 때는 아마 거의 꼴찌가 아닌가.

심지어는 남미에서 온 히스패닉들도 이 정도는 아니거든요. 걔네들은 여기 오자마자 의료보험 만들고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서툰 영어 가지고 병원에 가서 이 검사, 저 검사 다 해 달라고 그러는데 우리 한인들은 그냥 웬만하면 자기가 참을 때까지 참다가 다 죽게 될 때 병원에 가서. 그래서 너무 안타까운 경우가 많고요. 너무 불쌍해요, 진짜.

◇ 김현정> 지금 굉장히 솔직한 말씀을 해 주셨어요.

◆ 장항준> 저는 그냥 적나라하게 얘기했어요. 제가 뭘 감추겠습니까?

◇ 김현정> 이게 감춰서도 안 되는 것이 이 상황을 빨리 알려야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것들을 돕고. 이게 초기에만 검사 잘하고 치료 잘 받으면 나을 수 있는 병인데 그 시기를 놓치면 무서워지는 병이기 때문에 빨리 가서 검사 받으시고 확진인지 아닌지 판단되는 게 중요해서 말이죠. 중요한 부분을 알려주셨네요.

◆ 장항준>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또 하나 궁금한 거.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상당히 긍정적으로 봤잖아요. 우리는 괜찮을 거다. 사회 활동 하셔라, 마스크 낄 필요 없다. 이랬던 건 왜 그랬습니까?

◆ 장항준> 그거는 참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료인은 아니죠. 초기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문을 했던 의사들이 초기에 굉장히 낙관적인 얘기를 했어요. 1월 달만 하더라고. 그게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지만. 사실 대통령이 무슨 방역 전문가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수로 이게 좋다, 나쁘다, 얘기를 하겠어요. 그분도 누군가 주위에서 어드바이저라는 그룹이 있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CDC에서 분명히 보고가 들어올 거고 보고들을 받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낙관적으로 봤던 것 같고.

제가 보기에는 이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의 판단 미스라기보다는 미국의 CDC가 초기에 이거를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는 어떤 경제를 일으킨다는 거에 굉장히 지금 신념을 갖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경제적인 걸 초기에는 더 많이 생각을 했다는 그런 경향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CDC의 조언이 초기에 좀 잘못됐던 거 아니냐라는 말씀. 그런데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말이죠. 민심이 어떤가가 상당히 중요할 텐데. 트럼프 대통령 또 정부 당국에 대해서 민심은 어때요?

◆ 장항준> 참 놀라운 게 미국 시민들은 대통령의 초기 대응이 미숙하냐 아니냐 이런 걸 가지고 그렇게 크게 불만을 나타내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이상하게도.

◇ 김현정> 그래요?

◆ 장항준> 미국이 완전히 양극화됐거든요. 그 지지층들은 별로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나 아무래도 좀 불리한 건 사실이죠.

◇ 김현정> 백악관에서 지난달 24일인가요? 사망자 수를 최소 10만 명, 최대 24만 명까지 전망한 수치가 있던데 저는 듣고 깜짝 놀랐거든요. 확진자 수가 아닌 사망자 수를. 이거는 어떻게 보세요, 원장님?

◆ 장항준>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요. 미국의 의료 체제가 지금 마비가 되는 거죠. 그리고 이제 의사들이나 간호사들 중에도 분명히 이 병에 감염되는 사람이 나올 거고 그러면서 의료 인력이 무너지는 거죠. 그렇게 될 때는 이제 코로나로 입원을 해도 제대로 치료를 못하는 거죠. 심지어 지금 어느 정도냐면 중환자실에 의료 인력이 없어서 평소에 중환자실하고 전혀 관계가 없는 피부과 의사, 신경과 의사, 마취과, 다 그냥 종합병원에서 이 사람들을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 배치를 했어요.

이분들은 원래 중환자 보는 사람이 아닌데, 환자들을 과연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의료인력이 충분한가? 그렇지 않다고 보고 계속해서 확진자가 올라가고 있고, 또 병원에 오는 사람들은 많아질 거고. 따라서 사망자가 올라갈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훤한데 한 가지 긍정적인 오늘 갑자기 사망자 숫자가 좀 꺾였어요. 어제까지 올라가다가 오늘 처음으로 줄었어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좋은 사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부디 정말 꺾이는 어떤 시작이었으면 좋겠고. 백악관의 전망치가 틀리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교민들 치료 잘 감당해 주시고요. 아무쪼록 증상 있는 사람들은 얼른 가서 치료를, 진단 검사를 받도록 독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원장님.

◆ 장항준> 그렇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미국 뉴욕에서 지금 내과병원을 운영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장항준 원장, 연결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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