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관료-朴의 입-정의당 前대표…범여 단일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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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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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텃밭 인천 연수을…국제도시 개발로 인구구성 급변
국토부 관료·인천공항공사 사장 지낸 정일영…親文 여당 후보 어필
2차례 컷오프 위기 넘긴 현역 민경욱…GTX에 쏟은 노력과 소통력 강조
심상정 이은 차세대 정의 여성리더십 이정미…대안정당 필요성
鄭 '낮은 인지도' 閔 '막말 후폭풍' 李 '급락한 당 지지율'이 각각 발목
鄭-李간 막판 범진보 후보 단일화…GTX 세부 공약이 변수

오는 4월 15일은 국민을 대표해 법을 만들고 정부를 감독할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날이다. 전국 253개 지역구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CBS노컷뉴스는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격전지 유권자들을 만나 해당 지역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를 짚어보고, 유세 중인 각 후보들의 고민과 전략을 공개하는 '스포일러' 연속기획을 준비했다.[편집자 주]

그래픽=김성기 기자

 

인천 연수구을은 송도국제도시의 활성화로 인해 인구 구성 급격히 변하면서 다양함이 공존하게 된 지역이다. 연수구로 독립한 15대 총선 이래 모두 현 미래통합당계가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인천의 강남'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최근에는 소득과 생활수준마저 강남과 유사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승리를 거뒀고, 인천 내에서는 정의당 비례득표율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해 그만큼 판세 분석이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각종 규제 철폐와 자치구화 등을 통한 연수구민의 이익 극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이 지역 현역인 통합당 민경욱 의원을 향해,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의 전문성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후보와, 거대 양당을 견제할 건전한 대안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며 3파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박광주 인턴기자

 

◇대통령과 가까운 32년 국토부 관료…여전히 낮은 인지도가 부담

1979년 교통부에서 관료생활을 시작해 국토교통부에서 옷을 벗은 정일영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교통분야 전문가이다. 마지막 공직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정권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등을 협업하며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쌓아간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취임 사흘 후인 2017년 5월 12일 인천국제공항을 직접 방문해 "올해 안에 공사 소속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2020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를 3만개 창출하겠다"는 당시 공항공사 사장이던 정 후보의 발언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월에도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을 축하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공항을 찾아 정 후보와 회동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지지율이 다시 50% 중반까지 오른 문 대통령에 대해 정 후보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 선거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두 번이나 가까이에서 행사를 모셨고, 그 뒤에도 만나 뵀지만 참 좋은 분이고 훌륭한 분이라고 많이 얘기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힘 있는 정부 여당의 후보이자 교통분야 전문관료로서 지역 최대 현안인 GTX-B노선 조기 착공 등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정 후보지만 경쟁자인 두 현역 의원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는 부담이다.

코로나 탓에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일정은 자제한 채 센트럴로와 아트센터대로 교차로에서 피켓을 목에 걸고 유세 중이던 정 호보는 종종 차 안에서 "정일영 파이팅"을 외치는 주민들을 향해 "파이팅"으로 맞받아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나 구도심인 옥련동에서는 여전히 정 후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주민들이 상당수 있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매출감소 직격탄을 맞은 옥련시장 상인 중에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정 후보는 시장에 다녀간 걸 잘 모르겠다"면서 정 후보 뿐 아니라 정 후보가 속한 정부·여당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진=이준규 기자

 

◇"현역의 힘으로 연수 발전"…막말 등 자격 논란은 여전

공천 컷오프, 경선 결정, 경선 승리, 공천 취소 그리고 공천 취소 기각까지 말 그대로 드라마틱한 과정을 통해 통합당 후보로 선출된 민경욱 후보는 다수의 대변인 경험을 살린 소통 능력을 자신의 강점으로 뽑았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당 원내대변인, 당 대변인까지 이어진 경력을 통해 정부와 여당, 야당, 그리고 국민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에 충실했다는 그는 지역구 주민에게도 이러한 호소력이 통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지역 숙원사업이던 GTX-B 노선의 빠른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빠른 착공을 위해 20회가 넘는 기자회견과 관계자 면담, 국토교통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 등에 참여한 것도 자신만의 소통능력과 돌파력의 산물로 평가했다.

스스로 '소통의 달인'이라고 부를 만큼 시민들과의 교감법도 독특했다.

출근길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고 하트를 만들어 보이면서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거나, 손가락을 들어 보이거나, 맞 하트로 대응해주는 시민들의 수를 눈으로 세며 민심을 파악했다.

그는 "매일 출근길 인사를 하며 눈을 마주치고 손을 흔드는 분들의 수를 세고 있는데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화답하는 시민을 향해 "오예!"를 외쳤다.

방송 기자 출신답게 인천 광역시장의 업무성과 평가가 타 지자체에 비해 낮게 나오는 등 문제의 원인이 인천지역에 자체 KBS 총국이 없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이 공영방송에 취재를 받을 권리'를 보고하기 위해 방송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을 공천 탈락 위기로 몰아넣었던 막말 논란으로부터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민 후보는 "낚시질을 낚시의 비속어라 하지 않듯, 천엽질을 천엽의 비속어로 보지 않는다. 야당 대변인으로서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본연이 임무에 충실했고, 메시지가 너무 아프니 이를 반감시키기 위해 메신저 자체를 오염시킨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들이 막말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한 30대 지역주민은 "민 후보는 막말 논란 뿐 아니라 지난번 송도맥주축제 때도 너무 가벼운 언사를 한 적이 있었다"며 "그런 부분에서 실망을 해서 선택할 후보에서 제외를 했다"고 말했다.

사진=이준규 기자

 

◇"인천 최초 여성 지역구 의원"…단식으로 '연동형비례제' 이끌었지만 당 지지율이 발목

심상정 현 당대표에 앞서 2년간 정의당을 이끌었던 이정미 후보는 심 대표 이후 처음으로 정의당의 여성 지역구 의원 탄생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2018년 연말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까지 해가며 기틀을 만든 선거법 개정안이 '여야 4+1' 협의체의 연대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도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17년 2월 일찌감치 이 지역에서 사무실을 얻어놓고는 3년 동안 지역구 의원처럼 연수구을 지역을 두루 다니며 주민들과 소통을 해왔다.

이 후보는 지역 현역의원이 속한 통합당, 광역시장과 구청장을 모두 배출한 민주당
등 거대 양당 중 어느 당도 교육과 교통 인프라 확충에는 신경쓰지 않은 채 개발이익만 향유하기 위해 무분별한 개발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학교는 과밀로 인해 학급에 학생이 36명이나 배정되는 한편, 한 중학교에서는 3회전을 해서 급식을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며 "꽃가마 타고 파란 점퍼, 빨간 점퍼 입고 나타나서 정당 지지에 편승하는 후보들보다 2~3배 더 일을 해서 주민들이 알아주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3년 동안 지역을 일군 성과는 최근에서야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60대 여성 유권자는 최근 만나 본 후보들 중 "이 후보가 가장 친근하고 인상이 좋게 다가왔다"며 여성 의원도 이제는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생업에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은 정부와 현역 지역구 의원 모두 제대로 된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며 제3정당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범여권 비례위성정당의 출현으로 정의당의 정당 지지율이 크게 낮아진 점은 이 후보 개인 지지율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역에서 탄탄한 지지가 있었는데 (위성정당과 관련한) 논란으로 당이 어려움을 겪다보니 지역 상황도 안 좋아진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당 지지율이 최저점을 지나 다시 올라가는 상황이기에 지역에서도 반전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남은 변수는 범진보 단일화와 GTX 디테일

세 후보의 지지율 추이는 그간 변동이 컸다.

통합당 후보가 민 후보에서 민현주 후보를 오가며 여러 차례 변한 탓에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의 지지율도 출렁였기 때문이다.

정일영-민경욱-이정미 3자 구도가 확정된 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민 후보가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오차 범위 밖의 1위를 달리면서 정 후보, 이 후보 순으로 추격하는 형국이다.

중부일보가 아이소프트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p)에서는 민경욱 44.1%-정일영 25.8%-이정미 19.0%로 나타났다.

인천투데이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에서는 민경욱 41.7%-정일영 32.4%-이정미 19.3%로 민 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낮아지고 정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 올랐지만 중부일보 조사와 대동소이하다.

때문에 범진보로 분류되는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범진보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지만 두 후보의 입장은 다소 차이가 있다.

정 후보는 "이기기 위한 단일화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제 지지자들은 단일화 없이 우리 당의 승리를 원하고 있고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며 "얼마 전 SNS와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단일화는 안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이 후보는 "아직까지 단일화 논의는 나온 것이 없다"면서도 "정의당의 이름으로 저를 시민의 단일 후보로 만들어주셔서 승리하면 좋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인천투데이 조사의 범진보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31.9%, 이 후보가 32.9%를 얻어 박빙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역개발'과 '투기안정화'로 주민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부동산을 제외하고, 주민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현안 중 하나인 GTX-B 노선의 조기 착공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공약 차이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정 후보는 예타를 통과했다고 해서 GTX노선이 빨리 건설되는 것은 아닌 만큼 이후에 공사 과정에서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이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 한다며 여당 의원 필요론을 강조한 반면, 민 후보는 야당 의원이라도 현역인데 영향력이 원외 인사에 뒤지겠느냐며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공사 과정을 책임지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이들과 달리 단순히 GTX-B의 빠른 착공 뿐 아니라 부천-강남-잠실로 연결되는 남부급행열차와의 통합 환승역을 부천에 만들어 '일석이조'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적임자가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GTX가 최대 관심 현안이라고 밝힌 20대 주민은 "공약을 살펴 그 일을 잘 할 것 같은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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