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이낙연 국난극복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스크 대란·대구 봉쇄 실언 등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악재로 여겨졌던 코로나19가 한달 만에 호재로 바뀌는 분위기다.
한달 전만 해도 미래통합당에서 정부의 마스크 수급 능력과 중국발 입국자 허용 등을 두고 맹공을 퍼부을 정도로 상황은 민주당에 불리하게 전개됐지만, 우리 정부의 코로나 대응이 국내외에서 상대적으로 호평받기 시작하면서 여론이 민주당에 우호적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비상경제대책기구를 구성하는 등 정부·여당의 경제 실정을 부각하고 있다.
◇ 민주-통합, 코로나 손익계산 제각각
민주당 의원들은 코로나19 초반만 하더라도 보건·방역 대응 실패에 경제 실정까지 악재가 겹칠까 우려했지만, 일단 한시름 놓은 모양새다.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의 방역체계가 세계적으로 새로운 모델이 되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고 통합당과 격차도 벌어지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45%에 근접한 만큼 당에선 코로나19가 결과적으로 호재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통합당 측에서 경제심판론을 들고 나온 데 대해서도 "국민들은 코로나 사태를 정략적으로 활용한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정부에서 하고 있는 긴급재난지원기금에 대한 국민 호응도 좋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도 30일 "코로나19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보다 완치 환자가 더 많다. 우리의 방역 체계를 수출해 도입한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해 엄중한 국면이다. 집권당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반면 통합당에선 정부의 코로나19 정책에 대해 "자화자찬 이벤트는 그만하라"며 공세를 폈다.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초기 통제에 실패해 걷잡을 수 없는 확산이 일어났고 그 이후에 근근이 확산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협조로 막고 있는 것인데 정부는 자신이 잘하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30일 오후 송파병에 출마하는 김근식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 송파갑 김웅·송파병 김근식·송파을 배현진 후보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1당 사수하겠다는 이해찬 vs 1당 탈환 자신하는 김종인의석수 계산을 놓고도 여야는 서로 원내 1당을 은근히 자신하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내년 총선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2022년 정권 재창출을 결정할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원내 1당 사수 의지를 드러냈고, 내부적으로는 의석수 과반 확보를 자신하기도 한다.
한 민주당 서울 지역 중진 의원은 "생각보다 선거판을 흔들 수 없을 정도로 초반 기세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 같다"며 "서울 지역에서만 35석 플러스 알파가 있을 것 같다"고 낙관했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약진했지만 이번엔 전멸할 거라고까지 우려하던 부산·울산·경남에서 최대 3~4석까지 건질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반면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원내 1당 가능성을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29일 "국회 의석 과반 정당을 만들어 6월 개원국회 개시 1개월 내에 코로나 비상경제 대책을 완결해 제시하겠다"며 사실상 원내 1당이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공동선대위원장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 26석은 다소 무리한 전망일 수 있지만 여의도연구원에서도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추정했을 것"이라며 "모쪼록 20석 이상을 목표로 두고 남은 기간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텃밭 지역 외에도 송파나 강동갑, 강북 노원벨트 등 해볼 만한 곳이 더 있다"며 "코로나 위기를 자화자찬 모드로 넘어가려는 정부의 문제를 남은 20일 동안 조곤조곤 제대로 지적해 중도층의 마음을 되돌릴 것"이라고 했다.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데 대해서도 짐짓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리얼미터가 YTN의뢰로 실시한 3월 4주차(23~27일) 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월 3주차 주간집계 대비 52.6%p를 기록했다. 민주당도 44.6%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동반상승했다.
박 위원장은 "국난 상황이 오면 대통령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자는 분위기 형성되고 그런 시기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른다"며 "국민들은 지난 3년 간 정부 실정에 대한 엄정한 채점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여론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80%)·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18세 이상 유권자 4만5582명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최종 2531명이 응답을 완료해 5.6%의 응답률을 보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