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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트럼프, 시진핑은 웃고 있을까[베이징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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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1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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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과 협상 진전 내세우며 '해방 프로젝트' 중단
'이란 전쟁' 회담 의제 피하려는 듯… 협상력 약화시킬 요인
불리하지 않은 시진핑은 여유… 이란도 '시간은 내 편' 인식

연합뉴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돌연 이란과의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며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 군사작전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들을 탈출시키는 게 목적이었지만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멈춰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14~15일로 예정된 방중을 얼마 안 남기고 내린 결정이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서둘러 끝내려는 것은 중국을 의식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어떻게든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중국을 방문하면 미·중 정상회담은 '중동 위기'가 최대 의제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저지른 전쟁이 불러온 국제 유가 상승 등 세계 경제의 악영향과 해결 방안이 협상 테이블의 정중앙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 문제가 워낙 중요하고 시급하다 보니 자칫하면 다른 의제는 논의할 기회조차 갖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원하는 의제를 주도하면서 협상을 이끌기보다는 수세적인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도 이란 전쟁 협상의 중재를 위해 중국의 손을 빌리게 되면 협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두 등 농수산물과 보잉 항공기 수출을 얻기 위해선 더 큰 것을 내줘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반도체 수출 규제를 완화하거나 대만에 대한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력이 떨어진 채로 중국을 찾아 체면을 구기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미국은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 중국과의 경제·무역 전쟁에서도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상승은 미국 내 물가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부작용 때문이라도 중국을 추가 관세로 압박할 여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요한 카드를 잃게 되는 셈이다.

또 전쟁의 장기화는 협상 대상자인 중국에게 카드를 하나 보태주는 것과 같다. 정밀 유도 무기, 드론, 레이더, 전자전 장비 등 첨단 무기에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희토류의 약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군의 희토류 재고는 약 2개월 치에 불과하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전쟁 기간이 길어질수록 중국의 희토류는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 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한에 쫓기는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시간은 내 편'인 위치에 있다. 중국은 중동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겠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의 긴장은 크게 나쁠 이유가 없다.

중국은 미국이 해방 프로젝트를 중단한 그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을 안방으로 불러들이며 '균형 잡힌 중재자'로서 외교적 입지를 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간파한 이란도 정상회담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 공산이 크다. 이란도 더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기 위해 경제적 고통을 감수할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주중 이란 대사는 8일 "미국이 중국에 어떠한 압박을 가해 이란과의 관계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견해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절대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을 뒷배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아라그치 장관이 "압박이나 군사적 위협 아래에서는 어떠한 논의나 대화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왕이 부장을 만난 자리에서다.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 향하기 전까지는 '치킨 게임'은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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