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뉴스]이재명 강제조사, 檢압수수색보다 효과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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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필요 없는 강제조사, 조사 범위·방법·시기 등 이점
강제조사 경험 부족으로 전문성 떨어진다는 '한계' 지적도
"방역에 도움 되는 검찰권 행사"…檢, 강제수사 신중 입장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5일 오후 ‘긴급 강제역학조사’ 가 진행 중인 경기도 과천 이단 신천지 과천본부를 방문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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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단 신천지를 상대로 내놓은 대응 방안이 연일 화제입니다.

지난달 25일 경기 과천에 있는 신천지 본부에 대한 강제조사는 물론이고, 그제 교주 이만희씨에게 "검체 채취에 불응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는 경고가 대표적입니다.

결국, 이만희는 이 지사의 경고에 등 떠밀리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검진을 받았고 어제 음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따라 이만희와 신천지를 둘러싼 각종 고발 건을 들여다보는 검찰 수사와 이 지사의 대응을 비교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신천지 수사를 주저해 행정청이 나서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데, 4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지사가 발동한 강제조사와 검찰의 압수수색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일단 코로나19 확산을 막거나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따른 행정청의 강제처분(강제조사)이 자료 확보와 폭넓은 조사를 하는데 훨씬 이로운 점이 많습니다. 물론 행정청의 강제조사에도 한계, 즉 단점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면 법조계에서는 행정청의 강제조사가 검찰의 압수수색보다 △자료 조사 및 확보(압수수색) 방법과 범위 △확보한 자료(압수물) 공개 및 활용 △강제조사(압수수색) 시기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차이는 검찰 등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은 범죄 혐의 입증을 위해 필요한 범위로 굉장히 제한된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과천시 모 쇼핑센터 4층에 있는 이단 신천지 부속기관의 모습. 경기도는 이단 신천지 부속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역학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받아야 하는 절차도 거쳐야 합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자료를 발견했더라도 임의로 확보할 수 없습니다. 위법한 절차로 수집한 증거는 증거능력을 배제한다는 '위법수집증거배제' 원칙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법원을 통해 다시 영장을 받아야 합니다.

재경지검에서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검찰이 적법하게 압수할 수 있는 범위는 처벌을 전제로 한 범죄 혐의 입증을 위해 필요한 범위"라며 "컴퓨터 서버를 전부 가져오더라도 모두 확인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 출신의 변호사도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강제조사 범위가 훨씬 넓고 유연하다"며 "처벌을 전제로 하는 압수수색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감염병에 관한 강제처분'을 규정한 감염병예방법 제42조는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시·도지사 등은 감염병 환자 등이 있다고 인정되는 시설이나 그 밖의 장소에 들어가 필요한 조사나 진찰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결과에 따라서는 입원도 시킬 수 있습니다. 행정청 판단에 따라 조사는 물론, 압수나 격리까지도 가능한 것입니다.

검찰이나 행정청이 확보한 자료를 공개하거나 관계기관에 제공하는 부분도 차이가 큽니다. 보건복지부 장관 등 행정청은 효율적인 역학조사를 위해 관계기관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감염병예방법 제18조의4 조항이 근거인데 이에 따라 인력 파견 등 필요한 지원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요청을 받은 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따라야 합니다. 강제조사에 나설 경우에도 필요하면 경찰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고 관할 경찰서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따라야 합니다.

반면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물건이나 자료 등을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범죄 혐의에 따른 처벌 목적으로 확보한 압수물을 행정 목적으로 제공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간부급 검사는 "감염병예방법 조항을 근거로 압수물 등을 요청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감염병예방법 사례와 같이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진 행정기관이 많은데 이들 기관이 필요하다며 요청한다고 압수물 등을 내줄 수는 없다"며 "범죄 수사나 재판을 위한 형사사법 절차에 필요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 행정 목적으로 제공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고 보기에는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5일 오후 ‘긴급 강제역학조사’ 가 진행 중인 경기도 과천 이단 신천지 과천본부를 방문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강제조사는 또 압수수색보다 시간을 다투는 급박한 상황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습니다. 압수수색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범죄 혐의를 소명해야 합니다. 그 대상도 명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압수수색 영장을 받기 위한 절차가 필요한 것입니다.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하는 경우도 예외적으로 있지만, 계속 압수하려고 할 때는 영장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감염병에 관한 행정청의 강제조사는 특별한 제한 사정이 없습니다. 역학조사는 조사할 필요성이 인정되면 '지체 없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로펌에서 근무하는 변호사는 "요건과 절차가 까다로운 압수수색보다는 강제조사가 훨씬 효율적이고 급박한 사정에서도 충분히 발동할 수 있어 시기성도 있다"고 말합니다.


다만 행정청이 적극적으로 나서더라도 강제조사 경험이 부족한 점은 한계로 꼽힙니다. 아무래도 압수수색 경험이 많은 수사기관보다 필요한 자료나 물건 등을 찾아 확보하는 부분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검찰은 '대응 TF'까지 꾸려 코로나19와 관련한 불법행위를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강제수사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방역에 도움이 되는 검찰권 행사'가 우선이라면서 일선 검찰청에 코로나19와 관련한 강제수사는 반드시 대검과 사전협의를 거치라는 업무지침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제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정부의 강압적 조치로 신천지 신자가 음성적으로 숨는 움직임이 확산할 경우 오히려 방역에 긍정적이지 않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방역 당국 협조에 차질이 있었다는 근거가 확인되는 시점까지는 신천지 측의 자발적인 협조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설 경우 발생할 부작용을 우려하는 보건 당국의 목소리를 검찰이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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