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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마스크 필수인데"…'마스크 대란'에 불안한 폐질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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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0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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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중 기저 질환자 많다는데' 걱정…"위험군에 마스크 공급 안정화해야"

 

"폐암 수술 후 항암치료 중이신 어머니는 사계절 내내 마스크를 사용해요.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데, 요새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 정말 공포 상황이에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시중에서 마스크 매진 현상이 이어지자 폐 질환 환자 가족들의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호흡기로 유입되는 유해물질을 막아줄 마스크가 필수품인데, 가격이 크게 오르고 구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폐암 수술 후 항암 치료를 받는 어머니를 돌보는 직장인 A(31)씨는 2일 "수년 전 폐암 수술 이후 어머니는 미세먼지가 없는 날에도 기관지 보호를 위해 매일 KF94 방역 마스크를 사용해 왔다"며 "지금은 마스크 구하기가 너무 어렵고, 가격도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A씨는 최근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KF94 마스크를 장당 400∼500원에 100장씩 다량 구매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자 마스크 가격이 최대 10배까지 뛰었고, 시중에 물량마저 부족해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그는 "마스크 대란 직전 대량으로 사둔 마스크가 조금 남은 상황"이라며 "남은 마스크는 어머니만 쓰도록 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마스크를 재활용하거나 방역 지수가 높지 않은 마스크라도 구해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중 다수가 전부터 폐 질환 등 바이러스에 취약한 지병이 있었다는 소식에 환자 가족들의 걱정은 더 커졌다.

A씨는 "어머니처럼 수년 동안 항암치료를 받아온 환자들은 면역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여서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환자 본인만 주의해야 할 문제가 아니기에 가족들도 외출을 최소화하며 조심하는 중"이라고 했다.

폐암 환자와 가족, 보호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카페 등에는 마스크 구매 방법을 묻거나 구매처를 공유하는 등 마스크 관련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암 환자와 가족들은 최근 마스크값이 터무니없게 올랐고, 수량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이용자는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인터넷을 뒤졌는데 이미 매진이거나 사이트가 먹통이었다. 새로고침 버튼을 수없이 눌러 손가락이 아플 지경"이라며 "집에 뜯지 않은 새 마스크가 단 2개 남았다. 조금이라도 저렴하고, 수량이 많을 때 사놓아야 했는데 매일 후회한다"고 썼다.

감염에 취약하고, 실제 감염되면 건강 악화가 우려되는 암 환자 등 위험군이 마스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씨는 "일부에서 마스크를 사재기한다는 소식이나, 정부가 국내에도 없는 마스크를 외국에 지원한다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화가 난다"며 "암 환자와 가족들이 예전에 구매하던 가격대로 안정되게 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조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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