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난 둘다 친혀"…민주당 출신 대결에 난감한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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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지방선거 전북 민심 르포

김관영 VS 이원택 2파전 구도
與텃밭서 엇갈린 바닥 민심
"여당이 돼야 정부 지원"
"김관영 한 명으로 갈라치기"
8월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은

6·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이었던 21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원택·국민의힘 양정무·진보당 백승재·무소속 김성수·무소속 김관영 후보(기호순). 연합뉴스6·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이었던 21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원택·국민의힘 양정무·진보당 백승재·무소속 김성수·무소속 김관영 후보(기호순). 연합뉴스
전주남부시장은 선거철이면 도지사부터 시장·군수·기초의원까지 후보들이 가장 먼저 찾는 단골 유세장이다. 한옥마을, 풍남문, 경기전과 연결되는 중심 생활권에 지난 1905년 터를 잡은 뒤 상인과 방문객이 끊임 없이 섞여오면서 민심의 풍향계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26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남부시장을 돌자 상인들은 일제히 한 곳을 가리켰다. 천장에 형형색색 한복을 걸어놓은 주단집. 전쟁통이던 1948년 시장 초입에 자리를 잡고 70년째 성업 중인 곳이다. 이곳에서 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점주는 터줏대감, 마당발로 통했다.

'도지사는 누구 찍을 거냐'고 기자가 묻자 그는 난감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그거슨 대답허기 곤란한디… 둘 다 친혀"라며 말을 아꼈다. 무소속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를 언급한 것. 질문을 바꿔가며 거듭 재촉했지만 뚜렷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주변 상인들은 그가 이렇게 끝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게 처음이라고 귀띔했다.

"이번엔 모른다" VS "그래도 민주당"

6∙3지방선거 전북 지역 출마자들의 현수막. 양형욱 기자6∙3지방선거 전북 지역 출마자들의 현수막. 양형욱 기자
난감하긴 다른 전북도민들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이곳에서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 출신 현직 지사가 맞붙는 초유의 상황이 빚어졌기 때문에 표심이 대체로 갈피를 못 잡고 널뛰는 분위기다. 양자택일 고민 자체가 어색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송하진 전 전북지사가 컷오프되면서 공천 파동이 일었지만, 파장은 제한적이었다. 송 전 지사가 곧바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엔 김 후보가 대리비 지급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자 전북은 예상 밖 격전지로 부상했다. 특히 민주당 이원택 후보에게 불거진 식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당 윤리감찰단의 조사가 무혐의로 종결되자 '공정성 논란'에 불이 붙었다.

취재진이 전주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기성 정치와 민주당의 태도에 불만을 쏟아냈다. 한 40대 자영업자는 "민주당을 갈라치기 해서 김관영은 보기가 싫다. 이원택도 그렇게 마땅해 보이지 않는다"며 "어차피 똑같은 사람들이다. 서로 갈라치기 하는 건 국힘이나 민주당이나 똑같다"고 성토했다. 전북 토박이 택시기사 양모씨는 "김관영이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면서도 "이원택이가 과연 도지사 감인지는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민심 바로미터" 전북지사 선거 후폭풍은?

26일 찾은 전북특별자치도청. 양형욱 기자26일 찾은 전북특별자치도청. 양형욱 기자
취재 중 눈에 띈 건 전북도청 앞에 줄지어 늘어선 화환들이었다. 화환 리본에는 김 후보를 응원하거나 그를 징계한 민주당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 수십 년째 민주당 권리당원이라는 문재중(57)씨는 "공천 과정이 불합리했다고 느끼는 권리당원들이 정말 많다"며 "정 대표가 전북을 직접 방문한다면 역효과가 날 수준"이라고 밝혔다.

선거가 과열되면서 이번 투표 결과를 8월 전당대회 구도와 맞물려 해석하기도 한다. 우석대 홍석빈 교수는 "김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 정 대표의 8월 전당대회 전략에 상당한 균열이 갈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로서는) 정 대표가 연임 도전을 했을 때 전북 권리당원들이 과거처럼 전폭적인 지지세를 얹어줄 만큼 우호적인지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북도청 인근 상가에서 일하는 소모(45)씨는 "김 후보가 당을 위하고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번 선거에선 깔끔하게 승복하고 그다음에 입장을 밝히는 게 좋지 않았을까"고 답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양강구도가 지속되는 흐름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의뢰로 지난 23~24일 전북 거주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 후보와 이 후보 지지율은 각각 44.1%, 40%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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