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박능후 1차장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정부가 모든 코로나19 확진자를 입원시켜 치료하던 체계를 바꿔 경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 격리하고, 중증환자에게 의료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코로나19 치료체계를 중증도에 맞는 치료체계로 변환시키는 지침 개정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의료자원이 한정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증환자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신종 감염병이고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증상의 경중과 관계 없이 모든 환자를 입원치료해왔다.
하지만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며 모든 환자를 입원시킬만한 역량이 부족해졌다.
앞서 지난달 27일과 28일 대구에서 진단검사를 받은 뒤 귀가한 환자 2명이 숨졌다.
또한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병상이 부족해 자신의 집에서 입원 여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환자가 1600여 명에 달한다.
따라서 모든 확진자를 입원시킨다는 기존 정부 정책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한 달여 기간 동안의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코로나19의 특성은 과거 사스나 메르스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감염 초기에 전파가 일어나며 특히, 닫힌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이 일어났을 때 더욱 강하고 빠르게 전파가 일어나는 특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빠른 특성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확진자 중 80%는 경증으로 완치가 가능하며, 고위험군인 고령자, 기저질환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사망을 방지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정보도 쌓였고, 확진자의 대다수가 경증 환자인 상황이기에 추가 사망자를 줄이고, 중증 환자의 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의료자원을 중증 치료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박능후 장관은 "입원을 통한 의학적 치료가 불필요한 경증환자를 병원에 집중시킬수록 한정된 의료진의 감염 가능성과 피로도 상승이 우려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의료진으로 구성된 시도별 환자관리반(중증도분류팀)이 환자의 중증도를 경증·중등도·중증·최중증의 4단계로 분류해 중등도 이상의 환자는 음압격리병실이나 감염병전담병원에 입원시킬 방침이다.
또 확진자 중 입원을 할 필요가 없는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관찰을 실시하고, 지역사회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생활치료센터'에 이들을 격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각 지역에 국가운영시설·숙박시설을 활용한 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생활 및 의료 지원을 실시한다.
구체적으로 의료진을 배치해 경증 확진자들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신속하게 입원한다.
박능후 장관은 "1인 1실 배정을 원칙으로 할 것"이라며 "이분들은 확진환자이기 때문에 교차 감염의 위험성이 있고, 음압시설을 갖추는 것은 상당히 힘들지만, 최대한 방역을 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입원한 환자 중에서도 증상이 호전된 경우 우선 퇴원시키고,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생활치료센터나 자가요양을 결정하도록 했다.
코로나19의 격리해제 기준인 '24시간 간격 2회 음성'을 유지하되 임상 증상이 호전될 경우 격리해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생활치료센터로 전원해 경과를 관찰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대구의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을 2일부터 경북대병원의 의료관리를 통한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한다.
박능후 장관은 "이외에도 전국 각지의 국공립 및 민간시설을 활용하여 생활치료센터를 신속하게 확충할 예정"이라며 "인근 주민들께서 협조를 해주시고, 대구뿐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도 이런 일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