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삿대질에 '코리아, 코로나' 모욕까지…중동서 폭발한 '韓 포비아'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韓 코로나 급증에 각국 '코리아 포비아'
이스라엘 필두로 중동서도 '공한' 정서↑
"한국인이면 마스크 써야지!" 삿대질에
지나가는 한국인 가리켜 "코로나!" 고성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날이 늘어나면서 세계 각국의 이른바 '코리아 포비아'(한국 공포증) 현상도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인접한 아시아권 국가뿐만 아니라 멀리 중동에서도 근래 찾아보기 힘들던 공한(恐韓) 정서가 불거지면서 현지 교민들은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고초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발 탑승객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중동 국가는 ▲이스라엘 ▲레바논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라크 ▲팔레인스타인 ▲쿠웨이트 등 8개국이다.

이는 지금까지 한국발 입국을 금지한 총 36개 국가 가운데 약 4분의1을 차지하는 것으로,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18개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나머지는 ▲아프리카 5개국 ▲미주 3개국 ▲유럽 2개국이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중동 국가 중에서는 특히 이스라엘의 조치가 강력하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기 하루 전인 지난 23일(현지시간) 이미 한국을 여행경보지역으로 발령했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이스라엘인들에게도 한국을 떠나도록 권고했다.

급기야 지난 25일에는 자국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400여명을 전세기에 태워 돌려보냈고, 남아있는 한국인도 조만간 강제 귀국시킬 방침을 내비쳤다. 여기에 현지에서는 한국인을 겨냥한 부정적인 보도까지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스라엘에 체류중인 한국 교민들은 어딜가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려운 처지다. 교민들 사이에서는 요즘 들어 아예 한국인이라는 사실 자체를 입밖에 꺼내지 말자는 풍조마저 생기고 있다.

이스라엘 거주하고 있는 박모씨(40)도 최근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박씨는 며칠전 시내를 걷다가 한 이스라엘 시민으로부터 대뜸 '한국인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무 생각없이 '그렇다'고 답하는 순간 이스라엘 시민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박씨에게 이스라엘 시민은 "한국인인데 왜 마스크도 없이 다니냐"고 삿대질하며 "당장 마스크부터 써라"고 소리 질렀다. 그날 이후 박씨는 매일 다니던 길인데도 괜히 불편하고 겁이 나서 눈치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국가인 요르단도 '코리아 포비아'가 퍼지기는 마찬가지다. 요르단에 거주중인 임서진씨(31·여)는 사흘전인 지난달 28일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길에 단순히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때 아닌 수모를 겪어야 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임씨를 태운 택시가 골목에 들어서면서 잠시 천천히 주행하자 창밖으로 임씨의 모습을 본 요르단 시민이 내심 한국인이라고 짐작하고는 임씨를 향해 "코로나! 코로나!"라고 연신 외쳐댔다.

임씨는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차별과 눈초리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게 사실이다"며 "혼자 나가는 외출은 거의 삼가고, 중동 사람들이 많은 식당이나 카페를 갈 때에는 꼭 한국인 동료들과 붙어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을 공포의 대상으로 보면서 문을 걸어 잠그는 국가는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앞서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는 예고없이 한국인 신혼부부 30여명의 입국을 보류했다. 베트남 다낭시도 최근 한국인 관광객을 입국과 동시에 격리했다.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마저도 일부 지역에서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했고,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했던 미국에서도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한국인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가 16개국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은 지난달 27일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 역량을 갖추고 대응하고 있음에도 외국에서 조치를 취하는 건 과도하다"며 각국의 한국인 입국 제한에 유감을 표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