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3자 동맹'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제출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와의 표대결에 본격 나섰다.
3자 동맹의 주주제안은 오는 3월 한진칼 주총에 상정돼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동맹 대리인인 태평양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칼에 주주제안을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문 경영인 제도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하는 한편 전자투표제 도입 등을 위한 정관 변경이 주주제안의 주요 내용이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을 내세웠다.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기타 비상무이사로 제안했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변호사 등 4명을 추천했다.
3자 동맹 측은 "한진그룹의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은 분들로서 참신성과 청렴성을 겸비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또 소액주주를 포함한 주주의 권익을 강화하기 위한 명목으로 전자투표제 신설을 포함한 정관변경을 제시했다.
이밖에 이사의 책임경영과 이사회의 독립성 보장 등이 필요하다며 정관 개정을 통한 이사의 자격 조항을 신설과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오는 3월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어느 때보다 소액주주의 표심이 중요한 만큼,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 주총에서 상정될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통과되려면, 출석한 주주가 가진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조원태 회장과 오너 일가, 우호지분을 합한 지분은 33.45%로 10% 안팎의 추가 지지가 필요하다.
이에 반해 3자 동맹이 보유한 지분은 31.98%다. 이들의 주주제안도 통과를 위해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2/3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결국 조원태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부사장 측 모두 소액주주의 지지가 필수인 상황이다.
다만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일부 제안은 이미 한진칼도 이사회를 통해 구성을 결정한 만큼 이견없이 주주총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