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연합뉴스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국회 병력 투입에 대한 문제 제기를 받고 "내 권한이 뭐냐"고 반문한 정황을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포착했다. 종합특검은 김 전 의장이 병력 투입을 인지하고도 적극 대응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종합특검은 지난 27일 김 전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며 계엄 당시 합참 지휘 라인의 대응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당시 이승오 전 합참 작전본부장 등 참모진이 김 전 의장에게 "국회에 병력이 투입되는 건 이상하다", "비상계엄에 절차적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는데, 최고 명령권자인 김 전 의장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캐물은 것이다.
이에 김 전 의장은 "참모진에게 '계엄 상황에서 나의 권한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김 전 의장 측은 당시 법무실장에게 자신의 권한에 대해 구두로 문의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김 전 의장은 특검 조사에서 "당시 국회 병력 철수 건의를 받은 기억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나는 북쪽만 보고 있었고 계엄 관련 권한은 없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고 한다. 계엄 선포 이후 합참은 경계태세 격상에 따라 전투기 추가 출격과 병력 전진 배치 등 대북 대비 태세 유지에 집중했고, 김 전 의장 자신 역시 북한군 동향과 GOP·GP(휴전선 인근 전방 감시초소) 상황 등을 계속 점검하고 있었다는 취지다.
종합특검은 김 전 의장이 국회에 대한 병력 투입의 문제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해석 중이다.
특히 종합특검은 당시 김 전 의장이 합참 전투통제실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군조직법 제9조는 군령에 관해 국방부 장관을 보좌하는 것을 합참의장의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 전 의장이 같은 공간에 있었던 만큼 김 전 장관에게 최소한 병력 이동 경위를 확인하거나 투입을 만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종합특검의 시각이다.
종합특검은 김 전 의장이 계엄에 전혀 관여할 수 없었는지,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병력에 대한 지휘권을 전면 배제당한 상황이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10월 30일 장성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내정자에게 삼정검 수치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또한 종합특검은 계엄 선포 직후 합참이 하달한 '단편명령'을 둘러싼 진술 충돌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단편명령은 경계태세 발령 시 각 부대 행동 지침 등을 담아 하달하는 간략한 작전 명령이다. 당시 합참은 경계태세 2급 발령 이후 단편명령 작성에 착수했고, 여기에는 김 전 장관 지시로 계엄 업무에 투입된 특전사와 수방사 관련 내용도 포함됐다.
종합특검은 단편명령에 '특전사와 수방사는 계엄 사무를 우선하라'는 문구가 삽입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당 표현이 사실상 계엄군의 임무 수행을 지원하는 의미였다는 게 종합특검의 의심이다.
이와 관련 앞서 합참 관계자는 "김 전 의장이 직접 해당 문구 추가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김 전 의장은 "해당 문구는 초안에 있었고 내가 추가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진술이 정면으로 엇갈리는 가운데, 종합특검은 논란의 문구를 누가 작성했는지 파악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