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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피자집 사장 "5년 후 재개발..사라진다니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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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수상 후 매장 쉴새없이 북적거려
봉준호, 배우에게 존댓말 쓰며 세심해
박스접기 알바? 실제론 우리가 직접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엄항기(서울 동작구 스카이피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면서 우리 국민들 기분이 잔칫집 같죠. 그런데 진짜로 북적북적 잔칫집이 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촬영지들인데 서울시가 아예 기생충 관광코스라는 걸 만들어서 지금 소개를 하고 있다 그래요. 덕분에 영화팬들, 관광객들 많이 몰리고 있답니다.

저희가 그 코스 중에 한 곳을 지금 잠깐 들러보려고 합니다. 극중 송강호 씨네 가족이 피자 상자 접기 아르바이트를 했고요. 또 사기극을 모의하기도 했던 곳, 피자집. 그 동네 피자집 사장님 오늘 화제 인터뷰에 연결을 해 보죠. 엄항기 사장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엄 사장님 안녕하세요.

◆ 엄항기> 안녕하세요, 엄항기입니다.

◇ 김현정> 아니, 저희가 오늘 연결하려고 어제 하루 종일 전화를 했는데 얼마나 바쁘신지 통화가 안 될 정도예요.

◆ 엄항기> 어저께 그랬어요. 손님들이 많이 오셔 가지고.

◇ 김현정> 지금 기자며 관광객들이며 얼마나 찾아와요? 얼마나 북적북적거려요?

◆ 엄항기> 쉴 새가 없이 그냥 드나들었어요.

◇ 김현정> 쉴 새가 없이. 그러면 어떻게 피자도 좀 많이 팔립니까?

◆ 엄항기> 어저께 생각보다 좀 많이 팔렸어요. 감사해요.

(사진=연합뉴스)영화 기생충 촬영지인 서울 동작구의 한 피자집

 



◇ 김현정> 피자도 많이 팔리고. 사장님, 지금 어제 얼마나 많이 응대를 하셨는지 목도 살짝 잠기신 것 같아요.

◆ 엄항기> 몸도 사실 좀 안 좋은데 계속 오시니까 또. 멀리서 오신 분들 그냥 보내기도 뭐하고 해서 계속 했더니 너무 힘들어요.

◇ 김현정> 제일 궁금한 건 어떻게 하다가 촬영 제안을 받고 수용하게 되셨어요?

◆ 엄항기> 바른손이앤에이 직원이 저희 가게를 한번 들렀어요. 그래서 하겠냐고 해서 호기심도 있고 해서 저는 하려고 처음부터 마음 먹었었죠.

◇ 김현정> 처음부터? 처음에는 거절하셨다 이게 아니군요?

◆ 엄항기> 남편이 조금 반대를 했어요, 좀 복잡하다고.

◇ 김현정> 복잡하다고?

◆ 엄항기> 안 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저는 좀 하고 싶었어요.

◇ 김현정> 그때 남편 말씀대로 했으면 지금 엄청 후회하셨겠는데요?

◆ 엄항기> 그런데 굉장히 복잡하긴 복잡하던데요. 가게를 다 뒤집어놔서.

◇ 김현정> 아, 다 뒤집어놔요?

◆ 엄항기> 장소도 다 옮겨놓고 전기코드 다 빼고 그렇게 하더라고요. 소음이 없이.

◇ 김현정> 전기 코드 빼는 건 소음 들어가면 안 되니까?

◆ 엄항기>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니, 옆에서 다 지켜보신 거예요. 촬영하는 거?

◆ 엄항기> 제가 봤죠, 계속. 일할 때도 그렇고.

◇ 김현정> 그 분위기가 어떻던가요, 촬영장?

◆ 엄항기> 분위기는 감독님이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사람이 섬세하고 카리스마도 있고. 그 배우들 대하는 태도도 꼭 존댓말을 쓰면서 편안하게 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카리스마가 있으면서 편안하기가 쉽지 않은데 카리스마가 있는데 부드러워요?

◆ 엄항기> 네, 부드러워요. 목소리도. 그 목소리 있잖아요.

◇ 김현정> 목소리 너무 좋잖아요, 봉준호 감독님. 다른 배우들 촬영하는 것도 보셨어요?

◆ 엄항기> 최우식, 그다음에 박소담, 장혜진 이렇게 세 분이 오셨거든요. 세 분이 오셨는데 하는 거 봤죠, 제가.

(사진=연합뉴스)영화'기생충' 속 피자집 취재하는 외신

 



◇ 김현정> 그분들은 어떻게 피자 박스를 잘 접던가요?

◆ 엄항기> 박스 접는 건 실제로 피자 사장님 젊은 분. 그분이 배우긴 배우고 옆에서 그분들이 보기는 봤어요, 접는 걸.

◇ 김현정> 그러셨군요. 우리 엄 사장님이 직접 “피자 박스란 이렇게 접는 겁니다.” 다 알려주신 거예요?

◆ 엄항기> 네, 알려줬죠. 잘 모르시지, 그분들이. 그런데 저는 계속했으니까 방법을 빨리 이렇게 하는 걸 알려드렸죠.

◇ 김현정> 거기서 우리 기생충 가족이 피자 박스 접는 아르바이트하고 그때 얼마 받는 걸로 나왔죠, 극에서는요?

◆ 엄항기> 100원인가 150원인가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실제로 진짜 피자 박스 접는 그런 아르바이트가 있고 100원, 150원 받습니까?

◆ 엄항기> 할 수도 있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그렇게 장사가 많이 되지 않으니까 저희가 그냥 다 했어요.

◇ 김현정> 그렇죠. 동네 피자 가게는 그냥 가족들끼리 직원들이랑. 그런데 아르바이트가 실제로 있기는 있고. 진짜 박스 1개당 100원이에요?

◆ 엄항기> 그렇게 한 것 같아요. 그렇게 한다는 것 같더라고요, 다른 데는.

◇ 김현정> 그것까지 직접 전수한 엄 사장님. 그래서 이번에 4관왕 그 작품상까지 수상소감 발표할 때 얼마나 기쁘셨어요?

◆ 엄항기> 마음이 아주 흐뭇했죠. 마지막 상 탈 때는 제가 타는 것처럼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죠. 정말 다 그랬어요.

◆ 엄항기> 옛날에 했던 그 생각도 나고.

◇ 김현정> 지금 들르는 많은 관광객들, 기자들이 뭐라고 얘기해요? 뭘 제일 궁금해 해요?

◆ 엄항기> 촬영한 그 내용하고 사진을 찍었거든요, 감독님하고 제가. 그거하고 사인 받은 거 그거를 신기해하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사실은 외국 가보면 여기가 중경삼림의 무슨 촬영지입니다, 무슨 촬영지입니다 이러면서 굉장히 관광지가 돼요. 우리 스카이피자집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 엄항기> 그렇게 되면 좋겠어요.

◇ 김현정> 좋겠죠. 그런데 거기 재개발 얘기도 있는 것 같아가지고.

◆ 엄항기> 노량진 뉴타운 지역이라. 그런데 아직 저희 구역은 가는 단계라 아직 몇 년 남았어요. 금방 그렇게 되지는 않아요.

◇ 김현정> 몇 년 후에는 없어지는 거예요?

◆ 엄항기> 한 5, 6년. 빨라야 그렇다고 하니까 잘 모르겠어요.

◇ 김현정> 아이고. 그건 어떻게 그렇게 재산적인 측면에서는 사장님한테는 좋은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영화팬들 입장에서는 좀 아쉽고 그러네요.

◆ 엄항기> 다른 데 가서 또 그렇게 사인도 받아놓고 했으니까.

◇ 김현정> 이게 조금 감정이 그러시기도 하겠어요, 없어진다 생각하면.

◆ 엄항기>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요새 신종 코로나 때문에 자영업 하시는 분들도 고생 많으신데 아무튼 이 영화 때문에 그래도 피자집 사람들 많이 오고 장사 잘 된다니까 다행이고요. 오셔서 그냥 사진만 찍고 가지 마시고 피자들도 맛보고 사가시라고 홍보하실 기회를...

◆ 엄항기> 아니, 그렇게 알아서 저는 그렇게 말을 못 하겠는데 오시면 드시고 가셔요, 그래도.

 



◇ 김현정> 드시고 가세요?

◆ 엄항기> 이번에 촬영지가 먹는 신이 기사 식당하고 저희하고 두 군데였대요. 그런데 기사 식당은 이제 없어졌나 봐요. 그래서 점심시간 때 오셔요, 관광객 분들이.

◇ 김현정> 정말 매너네요. 사진만 딱 찍고 괜히 그 앞에 복잡하게만 하시지 마시고 피자...

◆ 엄항기> 첫날은 그래서 정신이 없었어요.

◇ 김현정> 한 조각씩이라도 맛보고 이렇게 가시라고. 하여튼 사장님, 축하드리고요. 앞으로 장사도 대박 나시기를 기원합니다.

◆ 엄항기>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엄항기>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그야말로 기생충 덕분에 여기도 지금 화제의 현장이 됐습니다. 기생충 속의 피자 가게, 스카이피자의 엄항기 사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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