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경찰서. (사진=고상현 기자)
제주도내 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인 30대 남성이 의료진에게 허위 진술을 했다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허위 진술로 이 남성은 역학조사까지 받았다가 한때 이 남성과 접촉한 경찰관 20명이 격리되고, 파출소가 폐쇄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서귀포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A(39‧경기도 시흥시)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폭행사건 피해자로 경찰에 신고한 뒤 경찰관의 안내로 11일 새벽 서귀포시 한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마 등을 다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료 과정에서 A 씨가 체온이 38도까지 오르는 고열 증세가 나타났다. 이에 병원 의료진은 신종 코로나 대응 매뉴얼대로 A 씨에게 외국에 다녀왔는지, 중국인을 접촉했는지 등을 물었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지난 7일 중국인 밀집 지역인 경기도 안산시에서 중국인 바이어를 만났다"고 진술했다.
A 씨가 신종 코로나 잠복기인 14일 내에 중국인과 만났다고 진술하고 고열 증세까지 보이자 보건 당국은 즉각 A 씨를 병원 내 음압 병상에 격리하고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날 '음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A 씨의 진술이었다.
경찰이 고열 증상을 보일 당시 A 씨의 진술 내용을 확인해 보니 거짓된 내용이 있었던 것이다. A 씨는 "지난 7일 중국인을 만났다"고 했지만, 시점이 다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병원에서 A 씨가 한 진술 중에 허위로 진술한 부분이 있었다. 병원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한때 A 씨가 신종 코로나 역학조사를 받는 사실이 알려지자 A 씨와 접촉한 경찰관 20명이 격리되고 대정파출소 등이 폐쇄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A 씨가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자 격리됐던 경찰관들은 정상 근무에 들어가고, 파출소도 문을 다시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