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IT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에 생산공장을 둔 IT기업들은 부품수급 차질이 우려되고 국내외 IT기업들이 참여하는 주요 전시회도 취소되거나 위축되고 있어서다.
◇ '글로벌 생산 기지' 중국 멈추자 IT업계도 타격신종 코로나 사태에 가장 애가 타는 곳은 애플이다. 아이폰의 생산을 맡은 폭스콘과 페가트론은 신종 코로나가 시작된 중국 우한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애플은 당초 이번달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2'에 대한 생산에 들어간 뒤 다음달 글로벌 출시를 예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현지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 팀 쿡 CEO도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컨퍼런스콜에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우리는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해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궈밍치(郭明錤) 대만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도 "신종 코로나로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이 1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신종 코로나 변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들이 오는 9~10일즘 재가동하기로 했지만 중단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중국 부품 의존도가 높지는 않지만 중국 공장 중단이 길어질 경우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제3국 생산라인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신종 코로나, 글로벌 확산에 국내외 전시회도 취소·연기·위축
국내외 IT기업들이 참여하는 주요 전시회도 연기 및 취소되거나 위축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제 반도체 행사 '세미콘코리아 2020'을 열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6일부터 9일까지 대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타이베이게임쇼(TGS)도 여름으로 행사를 연기했다. 화웨이도 이번달 11일 중국 본사에서 열 예정이었던 개발자 콘퍼런스를 다음달 말로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 우려 탓이다.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통신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도 차질이 불가피해보인다. MWC는 세계 스마트폰·통신 산업 주요 기업이 참가해 올해 출시한 신제품·신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로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와 함께 세계 3대 ICT 전시회 중 하나로 꼽힌다. 문제는 MWC의 최대 후원사가 중국 기업 화웨이고 중국 기업과 중국 관람객이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는 행사라는 점이다.
MWC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신종 코로나가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MWC 2020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참가 취소를 결정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LG전자는 MWC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차기작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5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함에 따라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우선시해 MWC 2020 전시 참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제품 공개 일정은 신종 코로나 확산 상황 등을 감안해 다시 잡을 예정이다. MWC에서 중장기 혁신 계획인 '플랜S'의 구체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던 기아자동차도 행사 불참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전시 부스는 예정대로 운영하지만 MWC 참석 임직원 규모는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ZTE는 미디어 간담회 계획을 취소했다. SKT와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불참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MWC 참석을 계획했던 한 IT업계 관계자는 "현재 신종 코로나가 세계 전역으로 퍼지고 있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불참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