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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제가 新코로나 치료제? 끝없는 '가짜뉴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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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틱톡 등 허위정보 전파
생화학무기, 백신 특허장사, 빌 게이츠 연루 등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까지 가짜뉴스 전달

3일 오전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경기도 부천시 심곡본동 이마트 부천점에 임시 영업종료 안내문을 한 시민이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NOCUTBIZ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발생 약 한 달이 지난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20여개국으로 확산하면서 페이스북, 트위터,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실시간 상황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3일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국 27개국, 확진자 1만7천여명, 사망자 362명, 완치자 490여명이다. 특히 사망자가 300여명을 넘기며 세기말 전염병을 우려하는 사람들까지 나오는 등 사실과 다른 잘못된 정보나 유언비어가 퍼져 전 지구적 불안이 가중되자 각국 사법당국이 엄정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과 별개로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틱톡 등 글로벌 소셜미디어들이 이른바 '가짜뉴스' 걸러내기에 나섰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한 지역 상황이라며 마스크를 한 시민들이 길거리에 고꾸러지는 장면들이 담겼다. 이 영상은 일부 외신에도 보도되며 논란을 키웠지만 사실과 다른 편집영상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눈만 마주쳐도 전파된다는 유언비어가 퍼지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의 특성인 대규모 정보의 빠른 전파력, 소스의 출처 확인의 어려움 때문에 이용자가 가짜뉴스를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페이스북 'Behold Israel' 계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의 생화학 연구소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실어 4천여회 이상의 공유횟수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실체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최근 '표백제를 마시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다'와 같은 허무맹랑한 가짜정보를 차단하기로 하고 사진·영상 공유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에서도 이같은 위험한 주장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세계보건기구(WHO)나 각 지역의 보건당국의 정보를 적극 노출시키고 이들 조직이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캠페인을 진행할 수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미디어 감시 비영리단체인 미디어메터스(Media Matters of America)에 따르면 짧은 짤 동영상으로 유명한 틱톡(TikTok)은 대표적인 코로나바이러스 가짜정보 유통지로 꼽히고 있다.

동영상을 통해 정확하지 않은 발병 사실이나 현지상황을 사실인 것처럼 유포하는 동영상들이 쏟아지자 틱톡은 개정된 이용규정을 통해 "우리의 플랫폼이 지역사회 또는 대중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잘못된 정보를 허용하지 않고 개인의 건강에 해를 끼질 수 있는 잘못된 정보를 차단할 것"이라며 "두려움, 증오, 편견 등을 유발하는 잘못된 정보, 의학적 치료에 대한 잘못된 정보 등이 포함된 동영상을 원천 차단한다"고 밝혔다.

틱톡에 게시된 한 동영상은 "중국 정부가 사람들을 죽일 목적으로 바이러스를 유포했다"며 생화학무기 사용설을 주장했다. 이 동영상은 3만2000회 이상 조회, 8000건이 넘는 '좋아요'를 기록하며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또다른 게시자는 "중국정부가 100년마다 인구 통제 수단으로 동물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고 말해 발병 초기 이같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사실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aseremba라는 트위터 계정은 과학자들의 시뮬레이션 연구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6500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하지만 그 근거나 출처는 제시하지 않았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특허 받은 이 바이러스 개발에 참여했다는 음모론은 16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중국 현지 간호사의 내부 고발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동영상도 유포하고 있다. 교묘하게 짜깁기돼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가짜뉴스가 확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앞다퉈 단속에 나섰지만 게시자들은 계정을 바꿔가며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어 뒤따라가는데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후안 바이러스 연구소(Wuhan Virology Institute)의 생화학무기 개발과 관련있다는 내용으로 4000여회 이상 공유됐다.

1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Solomon Yue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간첩이 캐나다에서 우한으로 빼돌려 적국을 공격하도록 무기화된 것"이라는 유언비어를 게시했다. 팩트체커 비영리단체 폴리티팩트(Politifact)는 캐나다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연구원이 우한지역의 한 연구소에 2년간 두 차례 초청받아 법위반 가능성을 조사받고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샘플을 훔쳐 우한지역 연구소에 생화학무기를 만들기 위해 기증했다'는 주장을 뒷받침 할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Isaiah Rastetter'라는 페이스북 계정은 제약회사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팔아 수익을 얻기 위한 음모라며 이미 관련 항바이러스 특허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은 이 게시물이 허위사실임을 확인하고 관련 가짜뉴스 게시물을 유포한 계정이라는 표시와 게시물에 대한 경고를 발송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인민일보(people's daily)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당국이 16시간 만에 병원을 건설했다는 내용을 내보냈지만, 해당 건물은 후안에서 약 1000km 떨어진 지역의 아파트로 병원 건축과는 상관 없는 사진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일부 확인된 가짜뉴스 전파 계정을 제외하면 여전히 가짜뉴스를 유포하거나 공유하는 계정은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로 해당 특허를 보유한 제약회사가 가축 전염병 연구소인 퍼브라이트 연구소(Pirbright Institute)라는 내용으로 트위터가 유포되자 해당 연구소는 미국 최대 팩트체커 저널리즘 FactCheck.org와 함께 해당 특허나 개발 백신은 현재 발병한 인간 감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무관하다고 밝히는 등 진땀을 흘려야 했다.

국내외 언론을 막론하고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를 유통한 또다른 축이 언론들의 경쟁적 보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산하의 영자지 글로벌타임즈(Global Times)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발행하는 피플데일리(People 's Daily)는 트위터에 "중국 당국이 16시간 만에 우한시에 새로운 병원을 지었다"며 한 건물사진을 소셜미디어 계정에 공유했다. 국내외 언론들이 앞다퉈 이를 기사화 했지만 실제 이 건물 사진은 우한에서 약 1000㎞ 떨어진 거리에 있는 한 아파트로 확인됐다.

이는 중국 정부와 국가 기관이 거짓정보를 이용해 어떻게 국내외 여론을 통제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트위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지난 4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1500만개 이상의 트윗이 발생했다며 "이들 트윗에서 대규모로 정보를 유통하려는 시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특정 집단의 대규모 유포행위가 없었다는 것이지 '가짜뉴스'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동영상 게시물이 가장 활발하게 올라오는 틱톡

 

페이스북은 제3자 팩트체크 프로세스를 통해 허위사실로 확인된 포스트의 배포를 제한하고 허위 포스트에 대해서는 경고표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부터는 보건당국이 지적한 허위 게시물에 대해서도 제거하는 등 추가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틱톡은 사용자가 앱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해시태그 검색을 하면 'WHO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정보를 확인하라'는 안내문구를 노출시키고 있지만 일반 검색에서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동영상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는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색할 경우 일반 콘텐츠가 아닌 뉴스 채널의 코로나바이러스 뉴스 보도 게시물을 노출시키고 있다. 유튜브는 "코로나바이러스대한 허위정보를 포함해 유해하지만 유튜브 정책을 침해하지 않은 '경계선에 있는 콘텐츠'의 추천 노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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