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이번 달만 수업 40%가 취소됐는데 책임은 다 교사가 떠안아요. 개인 잘못으로 생긴 일도 아닌데…".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학습지 교사들의 근심도 나날이 깊어가고 있다. 하루에 여러곳의 학생들을 직접 방문하는 직업 특성상, 학부모 측의 일방적인 수업 취소가 이어지면서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
24년차 학습지 교사 정양출(53)씨는 3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이달 들어 수업 취소가 잦아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정씨는 "확진자가 나온 서산 지역에서는 최근 수업의 40%가 취소된 선생님도 있다고 들었다"며 "수업 과목 수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는 학습지 교사들은 월 수입에 직격타를 맞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 일대에서 활동하는 22년차 김연희씨도 "보통 하루에 많게는 6곳을 방문하는데 최근 2~3곳 정도 수업을 취소한다는 연락을 받는다"며 "주 5일 중 하루 수입이 없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씨는 "수업 취소로 발생한 손실은 오롯이 교사들에게 돌아간다"며 "감염병은 천재지변인데 책임을 왜 선생님들이 다 져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민희(47)씨도 "현장에서는 수업 취소가 줄을 잇는데 회사는 전상상 실적을 이유로 회원 탈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 몇몇 선생님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가짜 회원을 만들어서 명단을 올릴 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 메르스 사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교사의 수업 거부로 인한 손실은 모두 교사가 책임지는 구조다. 학습지 교사의 감염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수업을 거부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연희씨는 "지난 신종플루나 사스 사태 때 이미 아픈 학생 상태를 모르고 수업을 진행한 경우도 있었다"며 "학부모가 수업이 끝난 뒤 발병 사실을 말하더라"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은 중국을 방문했다가 14일 자가 격리를 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들었다"며 "교사들이 스스로 건강을 고려해 (수업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보장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은 수업 중 사용할 마스크나 손 소독제를 사비로 구매하는 현실도 부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몬, 재능 등 3개 학습지 지부가 소속된 오수영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측에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지급해준다고는 하지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런 용품들을 일괄 지급해달라는 공문을 사측에 보낸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