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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마스크 300만장 지원? 비난여론 확산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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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비판 후 일부 언론 받아쓰기…커뮤니티서 공유
외교부 "민간이 물품 제공…정부는 물자 공수 지원했을 뿐"
전문가 "상업 저널리즘과 정치권이 공포·불안 키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한폐렴대책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마스크 300만장을 중국에 지원한다고 알려져 일각에서 비난 여론이 형성되는 가운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비난여론이 확산되는 과정에는 일부 야당과 언론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외교부는 지난 30일 우한 지역 내 긴급 의료물품 조달의 시급성 및 특수성에 따라, 민관이 협력해 마스크 200만장, 의료용 마스크 100만장, 방호복∙보호경 각 10만개 등 의료 물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물품은 '중국유학총교우회'와 '중국우한대총동문회'에서 제공한 것이다. 정부는 이 물품을 항공기 및 대중교통이 차단된 우한으로 긴급 공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즉, 마스크 300만장을 제공한 건 정부가 아니라 민간인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마스크 200만장 및 의료용품은 민간이 자발적으로 모금활동을 통해 마련한 것"이라며 "우한 지역의 교통편이 차단돼 물품을 전달할 방법이 없어 정부가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는 약 15만개의 마스크를 구매한 상황인데 이는 중국지역 재외국민을 위한 것이다. 또 충칭시 등 긴급 인도적 지원 목적으로 마스크 3만개를 구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은 정부가 우리 국민보다 중국을 우선시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보도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우한 폐렴 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지금 국내외 마스크가 동이 나고 가격이 치솟아 국민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중국에 마스크 300만개를 보내는 것이 합당하고 다급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중국 눈치 보기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라며 "지금 우리나라에서 파는 마스크를 중국인들이 사재기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구할 수 없어서 난리다. 의료물품의 약국 납품가가 두 배 넘게 급등했는가 하면, 인터넷 쇼핑업체에서도 물품이 없다면서 연일 주문취소 통보 문자를 발송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마스크 등 위생용품 판매가 급등한 지난 2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마스크 판매대가 비어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일부 보수 언론에서도 <한국당 "우리도="" 없어="" 난리인데"...마스크="" 300만개="" 中지원="" 논란=""> 등의 보도로 한국당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을 부추기는 데 가세했다

이에 따라 일부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정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왜 국민도 못사는 마스크를 중국에 300만개씩 보내냐", "중국 눈치 보느라 국민 안중에도 없는 문재인 정부"와 같은 비판글을 게재하고 나섰다. 정치권의 일방적 발표를 일부 언론이 검증 없이 받아쓰고, 네티즌들이 해당 기사를 공유하면서 중국 마스크 300만개'란 단어는 연관검색어에 장기간 올랐다.

김성수 시사문화평론가는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 이른바 '깜깜이'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자구책으로 국민들이 스스로 정보를 생산하고 교류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가짜뉴스가 섞여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치권이 나서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상황이다. 상업 저널리즘과 이를 이용하는 정치권이 만나서 공포와 불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평론가는 이어 "언론은 정치권의 말을 그대로 받아쓸 게 아니라 국민이 판단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시민들도 공포나 불안을 과도하게 조장하는 매체가 있다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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