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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 놓치고 문건 흘리고…허점 드러낸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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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허점 드러낸 보건당국
8번 환자, 음성에서 양성으로 번복…시내 활보
6번 환자는 단순 일상접촉자로 분류…3차 감염
5번 환자 정보 담긴 문건도 보건소에서 유출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서 국내 보건당국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8번 환자의 경우 음성 판정을 내고 격리 해제 조치를 내렸지만 이후 양성 판정으로 번복했다. 그사이 8번 환자는 시내를 돌아다니며 다중이용시설을 찾았다.

이 뿐만 아니다. 국내 첫 2차 감염자이자 3차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진 6번 환자에 대해 보건당국은 밀접 접촉자가 아닌 단순 일상 접촉자로 분류해 사태를 키웠다. 인터넷에 나돈 5번 환자의 신상 정보가 담긴 문건은 서울 성북구보건소에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 음성→격리해제→양성…당국 "조사엔 문제無"

전북 군산에 거주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8번째 환자 A씨는 애초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이후 양성 판정으로 번복된 환자이다.

문제는 A씨가 음성 판정을 받은 뒤 격리가 해제됐고 이후 군산 시내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이다.

A씨는 중국 우한을 출발해 청도를 거쳐 국내로 들어왔다. 지난달 27일 가벼운 감기증상이 나타나자 진료를 받았고 당국에도 보고됐다. 지역 공공의료원인 군산의료원은 A씨를 격리하고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음성이었고 A씨에 대한 격리도 해제됐다. 하지만 이후로도 감기 증세 등이 호전되지 않자 A씨는 다시 당국에 신고했고 이번엔 원광대학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이번 검사 결과는 양성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타나자 A씨는 원광대병원에 재격리됐다. 음성으로 확인하고 격리를 푼 환자가 양성으로 나타난 것이다.

판정이 번복되는 사이 있었던 약 이틀 간의 격리 해제 기간 동안 A씨는 군산 시내에 위치한 음식점과 대형마트를 방문, 이용했다.

현재 음식점에 대해선 접촉자 수와 접촉 경로 등이 파악됐지만 대형마트는 아직까지 조사가 진행 중이다. 많은 사람이 찾는 다중이용시설인 점을 고려할 때 접촉자 수가 일반음식점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성으로 검사 결과가 번복된 것에 대해 보건당국은 1일 "저희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사엔 문제가 없었다"는 해명도 내놓았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PCR 검사나 모든 검사가 발병 초기에 바이러스 양이 적을 때 검사를 하게 되면 음성이 나올 수가 있다"며 "그래서 저희가 임상적으로 의심이 되는 환자는 2차나 추가검사를 진행하는 것" 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증상이 나타나 스스로 신고한 환자를 놓친 당국의 해명은 "안타깝지만 검사엔 문제가 없었다" 뿐이었다.

◇ 6번 놓치고 일어난 '3차감염', 보건소는 문건유출

보건당국의 감염자 관리 실패는 6번 환자 사례에서도 나타났다. 6번 환자는 3번 환자와 식사를 하며 감염된 국내 첫 2차 감염자이자 동시에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옮겨 3차 감염을 일으킨 남성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달 22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 음식점 한일관에서 3번 환자와 1시간 넘게 저녁 식사를 했다.

3번 환자가 당국에 발병 증세를 보고한 시점은 애초 이날 저녁을 먹고 호텔을 온 뒤부터였다. 하지만 보건당국 조사 결과 3번 환자의 발병 예상 시점은 이날 오후 1시로 앞당겨졌다.이날 오후 1시로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보건당국도 저녁을 함께 먹은 6번 환자를 확인,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1시간 넘게 저녁 식사를 함께 한 6번 환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밀접 접촉자가 아닌 일상 접촉자로 분류됐다.

 

그동안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로 '비말'과 '접촉'을 강조했다. 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로도 전염이 되는 상황에서 식사까지 한 6번 환자가 밀접 접촉자에서 빠진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도 관리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2차 조사를 하는 과정 중에서 6번 환자의 접촉 강도를 저희가 재분류해야 했지만 일상 접촉자로 관리한 오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질병관리본부는) 6번 확진자를 이후 밀접 접촉자로 내부적으로는 분류했지만 이 부분이 보건소로 정확하게 통보가 안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건소와의 소통 실수도 드러냈다.

보건당국은 현재 5번 환자의 신상 정보가 담긴 문건 유출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제의 문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접촉자="" 관련="" 보고="">라는 제목으로 5번 환자는 물론 접촉자에 대한 정보까지 빼곡히 담겼다. 두 사람의 이름 세 글자 중 가운데 글자만 뺀 이름이 공개됐고 나이, 거주지, 직업, 동선 등이 모두 공개됐다.

해당 문건은 현재 서울 성북구청에서 제작돼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은 경찰에 구체적 유출 경로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자체 조사에도 들어갔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도 문건 유출에 대해 경고했다. 김 차관은 "내부적으로 보안에 관해 아침에 각 부처와 시도에 '보안에 대해서 철저하게 준수하라'는 지침을 다시 한번 시달했다"며 "수사 결과나 내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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