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68조 '車심장부' 우한, 바이러스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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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쯔강 낀 교통 요충지…제조업 발달
중국 토종기업부터 글로벌기업 밀집
우한, 2018년 車산업 매출액만 68조원
9년 연속 우한 1위 산업 지킨 '자동차'
최근 中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거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기업 탈출행렬
성장세 둔화된 글로벌 車산업 타격

"우한은 중국의 자동차 도시다.(武汉是中国的汽车之城)"

(그래픽=김성기 감독)

 

중국인들에게 우한은 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생산기지이다. 중국 토종 자동차 기업의 본사는 물론 GM, 르노 등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이 한데 모여 있어 중국 자동차의 심장부로 통한다.

특히 바이두 등 중국의 대표적 IT기업이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상용화 시험을 진행하는 중국 미래 자동차 산업의 전초 기지이기도 하다. 그러한 우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자동차 공장이 일제히 문을 닫았고 주재원 등 직원들은 우한을 탈출하고 있다. 가뜩이나 둔화세를 맞은 중국과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 봉쇄된 중국의 '모터 시티' 우한

3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우한을 중심으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중국 전역에서 29일 기준 총 132명이 사망하고 5,97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자 수는 이미 지난 2003년 사스(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를 넘어섰다. 사스는 중국 본토에서만 349명이 사망했고 감염자는 5,327명에 달했다.

전날 기준 우한 지역 사망자만 105명에 이른다. 결국 중국 정부는 지난 23일, 우한으로 통하는 길목을 모두 차단했다. 공항과 철도, 버스 등 운송 서비스는 물론 고속도로와 국도, 일반도로를 모두 차단했다.

원천 봉쇄된 우한은 중국의 모터 시티로 불린다.

동서로는 상하이와 충칭을 잇고 남북으로는 베이징과 광저우를 연결하는 중국 내 대표적인 교통 요충지였던 터라 자동차부터 전자제품까지 각종 제조산업이 우한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다 우한이 속해있는 후베이성(湖北省) 자체가 양쯔강을 끼고 있는 중국 내 3대 철강도시란 점도 제조산업이 커진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러한 우한의 산업 첨병이 자동차이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각종 부품업체, 협력사가 모인 대규모 자동차 산업 도시이다.

'코트라'와 '우한자동차산업발전사무소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은 지난 2018년까지 9년 연속 우한시 매출 1위를 기록한 효자 산업이다.

지난 2016년 우한의 자동차 생산량은 총 176만 4,200대에 달했고 이듬해인 2017년 총 189만 4,000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중국 내 자동차 수요 등이 위축되면서 지난 2018년 생산량은 170만 3,800대로 떨어졌지만 자동차 산업의 매출액은 약 4000억 위안(한화 67조 5,000억 원)에 달했다.
(그래픽=김성기 감독)

 


중국 2위 자동차 기업이자 국영기업인 동펑자동차그룹의 본사가 우한에 있다. 동펑그룹을 중심으로 650여 개의 자동차 업체가 우한에 몰려있다.

글로벌 기업 역시 우한에 진을 쳤다. 미국 GM(제너럴 모터스)부터 프랑스 르노, PSA(푸조시트로엥), 일본 혼다, 닛산 등이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핵심은 우한이 중국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기지란 점이다. 우한은 지난해 9월, 중국 정부가 지정한 '국가 스마트 자동차 테스트 시범구'이다.

중국 최대 포털 기업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바이두가 우한을 무대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연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바이두에 이미 자율주행차 상용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중국 車산업 위축 불가피…세계 시장도 휘청

우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기업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PSA와 르노, 일본 혼다는 우한 내 자국 직원을 모두 철수시키고 공장을 폐쇄했다. GM도 공장 가동을 연기했다. 애초 중국의 춘절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3일부터 공장이 재가동될 예정이었지만 우한 폐렴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 18일 의료진이 폐렴 환자들을 집중 치료하고 있는 한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우한을 거점으로 하지 않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역시 자국 직원의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했고 중국 내 주재원에게도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이 전 계열사 직원의 중국 출장을 금지했고 베이징 등의 주재원 역시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결국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 토종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로 자동차 산업 성장세가 둔화된 중국 자동차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인 중국 자동차 시장의 부진은 자연스레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 둔화로도 이어진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2,576만 9,000대로 지난해보다 8.2% 감소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2018년에도 2017년 대비 2.7% 감소한 바 있다. 결국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2년 연속 후퇴하며 중국 자동차 시장이 확실한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와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글로벌 기업에 악재로 작용한다"며 "사태가 얼마나 이어질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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