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야권 재편의 또 다른 축인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의 귀국이 임박한 가운데 그가 내놓을 총선 전략에도 궁금증이 생겨난다.
정치권에선 안 전 의원의 선택지를 놓고 친정인 바른미래당에 복귀할지 혹은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간 중도-보수 통합에 합류할지, 신당을 창당할 것인지 등 관측이 분분하다. 그는 일단 현재 진행 중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참여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안 전 의원의 측근 인사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14일 '최근 야권통합 논의에 대한 안철수 전 대표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통합 논의에 대한 공식 견해를 전달했다. 안 전 의원 측은 혁통위에 대해 "(우리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는 야권 통합"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 명분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 정치의 위기는 분열적 리더십과 이념에 찌든 낡은 정치 패러다임, 그리고 기득권 정치인들의 득세로 점철돼 있다"며 "이 같은 여의도 정치를 쇄신해서 사회통합과 국가혁신 과제를 이뤄내자는 것이 안 전 대표가 돌아오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권 통합은 세력 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한민국을 반으로 쪼개 좌우 진영대결을 펼치자는 통합논의는 새로운 흐름과는 맞지 않는 것"이라며 "집권여당이 파놓은 덫이자 늪으로 빠져드는 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정치 이대로 좋은가?' 미래 정책토론회에서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사진=윤창원 기자)
혁통위의 논의가 보수-우파 간 통합의 흐름으로 귀결되고 있는 데 대한 반감으로 풀이된다. 이날 혁통위 회의에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참여한 데 대해선 "개인적인 정치전망과 신념에 따른 것이지 안 전 대표와는 무관하다"고 관련성을 부정했다.
특히 안 전 의원 혁통위 참여 가능성에 대해선 "나라가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국가혁신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정치공학적인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발언을 직접 인용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선 "지금은 아예 통합 논의 자체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이라며 "나중에 (기자들이) 공항에서 또 물어볼 텐데, 단호하게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의원은 다음 주중부터 설 연휴 직전 사이의 기간에 미국에서 돌아올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안 전 의원 중심의 야권 재편에는 가능성을 열어 놨다. 김 전 실장은 "(통합에 대해) 국민적인 동의도 필요하고, 지금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난제를 푸는 해법들이 안 전 대표가 밝히는 다양성에 부합하면 많은 분들의 동의를 구하고, 그것이 구심점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태규 의원도 "지금 통합엔 참여 안 하고 관심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안철수의 가치에 동의하면 논의할 수 있는 것은 야권이 창조적으로 해체되고 바닥에서 혁신적으로 재편되는 논의"를 언급하며,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해산하고 제 3의 영역에서 논의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통합의 조건을 설명했다.
왼쪽부터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 의원과 같은 국민의당 출신이자, 현재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대행인 이동섭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혁통위와 이야기하며 통합의 가능성도 열어놓긴 했다"며 "창당 가능성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혁통위 참여 가능성에 대해 다른 두 인사와 결이 다른 전망을 한 셈이다.
한편 안 전 의원 측의 참여 가능성 일축에도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그에 대한 '러브콜'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안 전 의원과의 물밑접촉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전 의원이) 오시면 좋겠다. 오셔서 자유우파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셨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이 좌-우 개념이 아닌 제3지대에서의 통합을 강조한 반면, 황 대표는 그의 통합 논의 참여를 권유하며 "우파 대통합에 참여하라"고 말한 셈이다.